오피니언

소래마을에 심겨진 씨앗(1)

물질욕, 명예욕, 권력욕 등 광야에서의 시험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 한국교회에 교회의 본질에 관한 성찰이 요청되고 있는 가운데 우연한 기회로 역사의 산 증인의 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초대교회인 ‘소래교회’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보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국교회의 본질을 회복함에 있어 중요한 함의를 제공하고 있는 이 글의 연재는 본지 이장식 명예회장의 주선과 그의 제자 박종덕 목사의 수고로 이뤄졌다.- 편집자주

가. 머릿말

1. 한국 교회의 현주소
   

▲소래교회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박종덕 목사.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는 세인의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수의 가르침과는 멀리 벗어나서, 물욕과 권세욕으로 병든 자본주의에 빠진 교회의 지도자(?)들의 행태와, 기독교 전반의 Mammonism은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기독교와 교회의 원래의 모습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 초창기에는 선교사와 초기 신자들이 모진 핍박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문명에 뒤떨어지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던 모든 악습들을 하나씩 고쳐주고 깨우쳐가며, 영혼을 구원하고 사회를 개혁하여 이 나라를 동양의 선진국에 이르도록 일깨워준 큰 공로를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요해지면서 대부분의 교회가 기복무속에 빠지고, 교역자들은 병든 자본주의에 중독되어 말할 수 없이 타락해 가고 있다. 그래서 교회 밖의 비난에 대하여 변명할 길이 없게 되었다.

오래 전, 테레자 수녀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 때 교계 지도자는 그분에게 자랑스러운 듯 서울의 대 교회들을 보여주었다. 그 날 안내를 받은 테레사 수녀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 알바니아인 테레사 수녀가 어쩐 일인지 독일어로 말했다.

O, so viele grosse Kirche, (오, 수많은 대형 교회들이여,) Aber so viele armen leute! (그런데 수많은 빈민들이여!)
 
2. 기독교의 영향
  
칼벵(Calvin)은, 하나님을 인식하는 데는 불확실한 방법과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했다. 먼저, 불확실한 방법은 ① 역사를 통하여, ② 자연을 통하여, ③ 양심을 통하여. 그리고 다음으로, 확실한 방법은 성경을 통하여.
  
여기서 역사를 통하여 살펴보자. 세계 사대 문명 발상지는 ① 중국의 황하유역, ② 인도의 인다스, 간지스 강 유역, ③ 에집트의 나일 강 유역, ④ 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 티그리스 강 유역이다. 여기서 [메소포타미아]라고 하면 대개 오늘날의 [이락]에 해당된다. 그런데 그 네 지역이 공히 오늘날에는 후진국이다. 원래는 큰 강 하류에 비옥한 흙이 쌓이고, 그래서 곡창지대가 형성되어, 사람이 많이 모여 큰 나라를 이루게 되니 그 옛날에는 자연히 문명의 발달을 이룩하게 되었겠지. 그러나 이 나라들이 역사의 과정에서 기독교를 받아드리지 않았다.
  
반면에 유럽은 위 네 곳에 비하여 토양이 척박(瘠薄)하고 북해의 찬바람이 휘몰아쳐서 사람이 살기에 힘든 곳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먼저 기독교를 받아드림으로 말미암아 결과적으로 정신적, 물질적 은총을 받은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게 되었다.
이 세상 어떠한 종교나 사상도 인간을 구원하고 역사와 문명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인간과 역사와 문명의 구세주이시다. 
 
3. 러시아 정교의 타락상
  
그러나 이 귀중한 기독교도 인간의 욕심에 의하여 남용되면 타락하게 되고, 그러면 하나님의 채찍을 맞게 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러한 예가 몇 곳이 있다. 대표적으로 소비엣 이전 [로마노프] 왕조의 러시아를 살펴보자. 러시아 정교는 왕공과 귀족들이 헌납한 헌금, 헌물, 토지를 엄청나게 많이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니 교회 신부들은 많은 농노(農奴)들을 거느리게 되었으며, 타락하고 사치하며, 노예와 천민들을 학대하고 착취하였다. 그러다가 공산주의라는 역사적 채찍을 맞아 70 여 년간의 모진 시련을 피할 수 없었던 젓이다. 
 
3. 우리나라 여명기(黎明期)의 교회
  
언더우드나 아펜셀러 같은 선교사가 우리나라의 개혁에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를 위하여 일했던 선교사들이 여러분이 있다. 그들에게 감화를 받은 서상륜, 서경조 형제는 오직 우리 교인의 힘만으로 [소래교회]를 세웠고, 그 교회를 통하여 귀중한 인물들이 배출되고 얽혀지면서, 우리나라를 암흑기에서 여명기로 인도하는데 큰 업적을 남겼다.
  
필자는 초등학교 때는 일본 강점기였다. 그 때 교사이시던 어머니의 교육으로 말미암아 한글과 일본어를 다 깨우치게 되었다. 그 시절에는 어린이를 위한 잡지가 거의 없었는데 다행히 우리 집에 성경사화대집(聖經史話大集)이라는 책이 있었다. 그것은 오늘날의 [이야기 성서]와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재미있어서 읽고 또 읽었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에 성경에 관한 지식을 상당히 갖추게 되었다. 그 저자가 [김필례]인 것도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그런데 훗날 나의 누님이 정신여중에 다니게 되었는데 그 학교의 교장이 소래교회 출신인 [김필례]선생님임을 알고 감격했던 일이 있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경신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학교 교장이 [서병호] 선생님이었고, 우리 학교의 교훈은 기독적 인격(基督的 人格)이었다. 훗날 교회사를 공부하다 보니 그 분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칠 목사 중 한분이요, 소래 마을에 우리의 힘만으로 교회를 세운 서경조 목사의 아들이요, 최초로 유아세례를 받은 분이었다. 이와 같이 나 역시 어느 듯 소래교회 출신들에게 큰 영향을 입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소래교회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그 소래교회가 우리나라 교회사에 끼친 귀중한 역사를 현대인에게 정리하여 알려주고 싶었다. 물론 소래교회에 관하여는 이미 부분적으로 많이 소개되어 있다. 나는 그 지역의 역사와, 그 교회를 거쳐 간 여러분의 선구자들을 소개함으로써, 복음의 씨앗이 심겨지고 열매를 맺을 때 인간과 역사에 나타나는 귀중한 효과를 현대 교회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 글을 쓰도록 권면하여주신 스승 이장식 교수님께 감사를 드리며, 또한 그분의 주선으로 이 글을 게재하도록 기회를 주신 베리타스 편집국에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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