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美 로널드 사이더 박사, 가난한 시대 그리스도인 책임은

“하루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 수 75대 점보제트기 모두 추락한 것 보다 많아”

▲美 복음주의 진보 인사 로널드 사이더(Ronald J. Sider) 박사가 30일 연세대 신학관서 ‘가난한 시대에 부자 그리스도인들’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진한 기자
美 복음주의 내 진보 인사로 명성을 얻고 있는  로널드 사이더(Ronald J. Sider) 박사(파머신학교 교수)가 대학 특강의 일환으로 30일 연세대를 찾았다. 연세대 신과대학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전현식)가 주최한 이날 특강에서 사이더 박사는 "하루에도 (기근 등의 이유로)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수는 75대의 점보 제트기들이 한 번에 모두 추락하는 것 보다 더 많다"며 세계 빈곤, 가난의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가난한 시대에 부자 그리스도인들’이란 제목의 이날 강연에서 사이더 박사는 하루에 3만 여명의 아이들이 기아로 그리고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가난한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일깨웠다.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는 가난한 이웃들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해 사이더 박사는 컨텍스트에서 텍스트로 눈을 돌려 성경 본문에서 기본 원리들을 찾았다. 

전세계적 가난이란 주제에 적합한 성경적 원리들을 찾은 그는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죄는 개인적이면서 또 사회적이라는 것 △경제 정의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의 핵심은, 하나님께서는 모든 가정이 그를 자신의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고 자기 공동체의 당당한 구성원일 수 있도록 그들이 기본적인 자원에 접근하는 권리를 갖기를 원한다는 것 등에 초점을 맞춰 강연을 이어갔다.

“성경에 가난한 사람들에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 나타나”
“하나님은 계급 투쟁에 여념없는 마르크스주의자 아냐”

먼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을 출애굽기(3:7), 누가복음 4장, 누가복음(1:52-53), 야고보서(5:1,3), 예레미야(5:26-29), 이사야(3:14-15), 에스겔(16:49-50) 등에서 찾았다. 사이더 박사에 따르면, 성경은 △하나님께서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들어 올리시기 위해 역사 속에서 행동하시고, △하나님께서 매우 부유하고 힘을 가진 사람들을 낮추시기 위해 역사 속에서 행동하신다고 말한다. 또 △심지어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주장하면서 가난한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고 말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하나님이 계급 투쟁에 여념이 없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님을 확신한 사이더 박사는 "우리의 성경본문들은 하나님께서 부자들보다 가난한 이들을 더 사랑한다고 결코 말하고 있지 않다"며 "거기서 균형있게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과 불이익 받는 이들을 높이신다는 것과 하나님께서는 부유한 이들과 권력자들을 낮추신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시나? 바로 부자들은 자주 가난한 이들을 억압함으로써 부유하게 되기 때문이며 또한 그들이 부유하면서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그야말로 거부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이더 박사는 특히 "성경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억압을 가지고 부자들을 책망하지 않는다"면서 가난한 이웃들을 돌보지 않는 것도 ‘죄’라는 보다 적극적인 책임을 물었다. 그는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부를 쌓았음에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책임이 있기 때문에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기를 거절한다면 하나님께서 매우 화를 내시고 실제로 우리에 맞서서 일하시며 우리의 집안과 우리의 문명을 끌어 내리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가난한 이웃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 공유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백성될 수 없어"

이에 덧붙여, 아모스(5:21-24), 이사야(58장) 등을 토대로 우리가 얼마나 자주 종교적 예식을 행하는지, 또는 우리의 신조와 고백이 얼마나 정통적인지와 상관없이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 주장하면서 가난한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실제 절대로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다라고 사이더 박사는 강조했다.

사이더 박사는 또 하나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편애하시는 것이 아니냐는 부자들의 반박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편애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이 없어서 또는 압제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역사적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중립을 지킨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분명하게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공평하게 돌보기에, 억압자와 억압받는 자를 돌보기에, 억압자와 억압당하는 자들을 함께 해방시키고 온전케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실제로 억압자들에 대항해 일하면서 억압 당하는 자들의 편에 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모스(4:1-2) 등을 통해 개인적 죄 또는 사회적 죄만 말하는 현대 설교자들과 달리 성경은 둘 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사이더 박사는 "만일 우리가 사회적 악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특권 계층의 일원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만일 그것을 고치려 시도하기 위한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범죄자로 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며 "사회적 악이나 구조적 부정의는 죄만큼 악하며 그것은 엄청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성경적 경제정의에 관해서는 레위기(25장), 이사야(5:8-10), 미가(4:4) 등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과 모든 가정이 생산적인 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서 만일 그들이 책임있게 행동하기만 하면 그들은 그들 자신의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고 충분히 수입을 갖고서 자기 공동체의 당당한 구성원이 될 수 있기를 원하신다"고 말했다.

“가난한 시대 극복을 위해 개인과 사회를 넘어 총체적인 노력 기울여야”

좁게는 개인적 차원에서 넓게는 사회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가난의 문제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이끌어 낸 사이더 박사는 끝으로 가난의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논했다.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는 "우리는 사람들이 평등함에 관한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에 관한 성경적 복음을 선포하고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초청하고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해 정의를 가져 오시는 하나님의 운동에 하나님과 함께 하도록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는 자신들의 기술들을 사용하여 가난한 이들 사이에 살면서 가난한 이들을 복돋아 주고 엄청난 풍요의 시대에 널린 빈곤의 불명예를 끝낼 의사들과 변호사들과 사업가들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의 개인적 삶과 우리의 개인적 선택에 의해 우리의 돈과 기술을 사용해 우리는 우리의 세상에서 가난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무역거래에 있어 자주 부정의를 양산하고 있으나 시장경제가 공산주의 경제보다는 더 낫다고 평가한 사이더 박사는 "시장경제가 오늘날 알려져 있는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나은 체제라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최고 우선 순위 중 하나는 세상의 절반의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자산을 갖지 못하는 그 열악한 상태를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의 노력도 언급했다.

앞서 교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 그는 "우리가 다른 이들과 효과적으로 나누어 가질 수 있으려면, 가난한 이들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 즉 더욱 단순하게 사는 삶에 관한 성경적 가르침을 이행하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힘쓰는 형제 자매들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그런 강력한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성경이 가르치는 바를 따라 살 수 있는지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라며 강연을 마쳤다.

새문안교회·뉴브런스윅신학교가 주관하고, 언더우드자매교회협의회가 주최하며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가 후원하는 제4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의 강사로 초청된 Ronald J. Sider 박사(이하 사이더 박사, 파머신학교 교수)는 연세대에 이어 장로회신학대학교(5월 31일), 횃불트리니티신학원(6월 1일)에서 같은 주제로 대학 특강을 진행한 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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