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美 메가처치 ‘수정교회’ 산산조각나…매각결정

재정난 못 견디고 교회당 등 주요 부동산 매각

▲美 초대형 메가처치 수정교회 전경. ⓒWikipedia

지난해 10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던 美 캘리포니아 오렌지 군에 소재한 초대형 메가처치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가 재정난을 못 견디고 끝내 교회당 등 주요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수정교회 변호사 마크 윈스롭은 매각한 건물 등을 리스 방식으로 임대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을 지난 27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생계획에 의하면 교회측은 주요 부동산을 오렌지카운티 소재 부동산 투자업체 ‘그린로 파트너스’에 4700만 달러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건축비 상환금 3600만 달러와 납품업체 미지급금 등 채무 1000만달러를 청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교회측은 교인들을 위해 교회당은 리스 방식으로 15년간 임대한다는 방안을 계획에 포함시켰으며 이 기간 매달 21만 2천 달러를 교회당 건물의 임대료로 지불하기로 했다.

수정교회는 웅장한 교회건물과 자동차극장형 예배, TV 설교 방송인 ‘능력의 시간’ 등으로 선교 열정을 불태우는 한국교회 목회자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어왔었다. 특히 교회당 내부에는 세계 최대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어 목회자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어 왔던 교회이기도 했다. 

대형교회 목회 비전을 품고 있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했거나 적어도 방문을 희망했던 수정교회의 매각 소식은 보수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 큰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건축가 필립 존슨의 도움으로 1만 여개가 넘는 유리 벽면으로 지어진 크고 화려한 예배당이 마치 유리잔처럼 산산 조각이 난 것에 대한 위기 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출석교인 수가 1만명을 크게 웃돌았던 수정교회가 재정난을 겪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로버트 H. 슐러 목사(84)가 아들에게 목회직을 세습하면서부터 였다는게 교회 안팎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공교롭게도 세습 이후 부자간·남매간 불화를 겪은 아들 슐러 목사는 갈등 끝에 교회를 떠난 바 있다. 교회 내 갈등에 따른 교인 감소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설상가상 수정교회를 기울대로 기울게 했다.
 
매각 이후 성명을 발표한 콜멘 목사는 "우리는 채권자들에게 우리가 진 채무를 지불할 수 있음에 기쁘다. 모든 채무를 완전히 지불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가 최우선으로 삼는 목표이며, 이를 가능하게 물질을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수정교회는 교인들과 전 세계에서 우리를 깊은 마음으로부터 응원해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사역을 지속할 수 있고 새로운 비전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콜멘 목사에 따르면 교회당을 다시 매입하려면 향후 4년 안에 3천만 달러를 ‘그린로 파트너스’에 지급해야 한다. 절망적 상황이라고까지 말할 수 없으나 채무 이행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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