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남북정상회담 비밀접촉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입장 발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전향적 자세 취해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가 최근 북한 방송을 통해 공개된 남북 정상회담 비밀 접촉과 관련해 3일 입장을 발표하고, 정부에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전향적 자세를 요청했다. NCCK는 먼저 정부가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북 적대정책을 전향적 자세로 바꾸지 않을시 남북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했다.

특히 겉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에 있어 일관되게 연평도·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요청해 온 정부가 안으로는 북한과 물밑 접촉을 해 온 것에 더 이상 국민들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가로막고 있는  ‘5·24 조치’ 해제를 시작으로 남북 관계 개선의 길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NCCK는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식량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5·24 조치’는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국가 간의 전쟁 중에도 적군의 부상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인도주의의 기본원칙인데 하물며 같은 민족끼리 겪고 있는 갈등으로 인해서 ‘먹을 것’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인륜을 거스르는 행위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국제식량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도적 지원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들어 "식량지원을 막고 있는 정부의 태도는 국제적인 망신이며 인권 존중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라며 지난달 중국의 애덕기금회를 통해 식량을 지원할 수 밖에 없게 한 우리 정부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어 미국 오바마 정부에 과거 부시 정부가 가지고 있던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세우는 '대북관'과 별 차이가 없다고 평가한 NCCK는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에 관련해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긴장과 갈등을 유발할 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남북관계를 이렇게 최악의 적대적 상황으로 처하게 만든 것에는 미국의 책임도 있다. 미국은 대북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대북 경제제재를 중단해 북한과 화해관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상회담과 관련해 비밀접촉을 폭로하며 "이명박 정부를 더 이상 상대 안 하겠다"고 말한 북한의 태도의 잘못됨을 지적한 NCCK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과 평화통일에 대한 책임은 숙명적으로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있다"며 "북한은 평화통일 실현을 위한 당사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남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정부에 대북 정책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꿀 것을 요청한 NCCK는 "평화를 위한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 동포의 굶주림을 해결해 주면서 민간의 교류협력을 지원하고 남북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북한이 미국, 일본, 유인의 경제봉쇄로 인해 중국에 경제종속을 당하는 것을 막고, 한반도가 평화, 번영, 공영, 자주, 화해, 공생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명은 김영주 총무와 화해통일위원회 김기택 위원장 명의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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