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초동교회] 성령께서 말씀하심에 따라

2011년 5월 22일 설교자 강석찬 목사

성경본문
 
마태복음 11:29-30/사도행전 16:6-10

설교문
   
총회 헌법 제18조에 “목사는 본래의 인간성으로나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인간으로나 일반 신자와 다를 것이 없지만, 그 맡은 직책 때문에 일반 신자와 구별된다. 전적으로 교회를 담임하고 섬긴다는 의미에서 그 직책은 교회에서 가장 존엄하고 유용한 전문가적 직책이다. 성서에는 이 직분을 표시하는 여러 이름들이 있다. 감독, 목자, 주의 종, 장로, 하나님의 사자,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청지기”라 했습니다. 목사는 인간으로서 교인들과 다르지 않지만, 목사라는 성직 때문에 교인들과 구별되어 다릅니다.
 
지난 주일에 장로에 대한 말씀을 나누었기에 오늘은 목사인 저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3대째 목사입니다. 교회울타리에서 자랐고, 오늘까지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 어른들이 “커서 무엇이 될래?” 했을 때, 목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목사”라 했습니다. 아버지가 되려 한 것이었죠. 청소년기에 들어서서는 목사가 되겠다는 어린 시절의 약속은 공수표였습니다. 대학은 물리학과에 들어갔는데, 고1때 전도하였던 친구가 “넌 목사 아들이야. 목사가 되어야 해.” 눈물로 기도할 때 같이 울면서 어릴 때 멋모르고 약속했던 것을 떠올리며 목사의 길을 걷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제 수첩에는 30년 가까운 동반자가 있습니다. 가시면류관 쓰신 예수님 얼굴의 판화와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하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늘 “나를 따라 오너라.”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귀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목회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앞서 걸어가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인내했습니다. 목사로서 경력이 쌓이니까 목회좌우명을 묻습니다. 이 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9)는 주님의 말씀이 부족한 목사를 쳤습니다. 주의 말씀이 귓가에 맴도니 모난 성격도 바뀌게 되었고, 얼굴과 성품도 변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선친께서 목사가 되었을 때 “목사는 져야 한다. 이기려 하지 말라.” 한 마디 주신 것도 작용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혈기가 넘쳐 온유와 겸손은 사라지고 잘못이 없는데 못한다고 했었지만, 나이가 들며 철이 들어서인지 선친께서 남기신 말씀의 뜻을 몸이 알아듣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평화와 평안을 위하는 길이 지는 길이요, 십자가로구나 깨달음이 가슴을 쳤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목사입니다. 목사가 되면서 나름대로 주님께 드린 약속이 있었습니다.

나실인 서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지르” “성별했다. 바쳤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인데 반드시 지켜야 할 서원기도와 같은 서약입니다. 주님께서 가라 하시면 언제든지, 어디든지 순종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이 서약에 따라, 개척교회 서부교회를 시작했고, 총회 선교교육원, 성호교회, 경복교회를 거쳐 2002년 12월부터 초동교회를 목회하였습니다. 이 세월 동안 목회 나이테에는 교우들의 기도가 쌓였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의 걸음을 따르는 것이 제1순위이지만, 목사는 목회의 길을 사도 바울에게서 배웁니다. 저의 목회 걸음을 바울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두 가지는 바울의 걸음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사도행전 본문은 바울이 아시아 지역으로 복음전파하려 계획을 세웠지만 성령께서 허락하지 않았고, 마게도냐로 가라는 지시를 받아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것에 순종했다는 내용입니다. 마게도냐는 개척지입니다. 헬라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고생이 눈에 보이는 곳이지만, 바울은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했습니다. 바울의 가슴에는 “오직 복음전파, 오직 주님, 오직 주님의 몸인 교회,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뿐이었습니다.

표현은 4가지이지만, 4가지는 동의어입니다. 이것을 위하여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주님을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독배를 마시라 했어도 기꺼이 마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에베소에서 예루살렘을 향하는 고별설교에서 “결박과 환란이 기다린다 하시나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한다.”(행 20:22-24)고 순종한 것입니다.

고생과 고난, 그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곳에 둔 하나님의 은총의 약속을 소망하며 걸은 바울이며, 성령과 소통하며 산 바울입니다. 이런 바울에게 마게도냐로 가라는 성령의 말씀은 십자가였습니다. 이 걸음이 복음을 온 세계로 전파하는 문이라는 것을 바울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순종한 바울을 통해 주님의뜻은 이루어져 갔습니다. 저는 바울 같이는 될 수 없지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신앙이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바울의 심정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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