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WCC·WEA·교황청, 타 종교 선교에 관한 기독교인 행동 규범 확정

28일 에큐메니컬 센터서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인 증언’ 발표돼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인 증언’(Christian Witness in a Multi-Religious World) 문서를 공식 채택한 세 지도자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PCID) 회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  WEA 제프 터니클리프 대표(왼쪽부터). ⓒWCC

로마 교황청과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등이 끈질긴 대화와 협력으로 5년 간의 논의 끝에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인 증언’(Christian Witness in a Multi-Religious World) 문서를 공식 채택, 전 세계 크리스천들 앞에 발표했다.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 증언’ 문서는 28일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컬 센터에서 공식 발표됐다.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로마 교황청과 WCC, WEA가 의견의 일치를 본 이 문서는 복음의 원리들에 따르는 선교의 행동 규범을 포함하는 것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무(혹은 책임)를 확인한 것이다.

이 공식 문서 집필에 참여한 로마 교황청과 WCC, WEA 등은 전 세계의 정교회, 가톨릭, 성공회, 복음주의 교회, 오순절 교회 그리고 독립교회 등을 포함하고 있어 전 세계 크리스천들의 90%(약 20억)를 대표했다.

문서를 발표하는 자리에 있던 WEA 제프 터니클리프 대표는 "과거 5년 동안 우리는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데 머리를 맞댔다"며 "이 문서는 매우 중요한 업적(achievement)"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문서가 갖는 의미에 대해 "크리스천 선교의 본질에 복음주의 교회, 에큐메니컬 교회, 로마 교황청 등이 공식적 동의를 거친 것"이라며 다양한 크리스천의 몸들이 "함께 일할 수 있고 함께 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말했다.

이어 자리를 함께 한 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는 "우리는 소망과 함께 이 문서를 전 세계의 우리를 후원하는 이들에게 보냈다"며 "그들은 이 문서가 말해주는 지침에서 그들 자신이 처한 특별한 상황과 관련해 그들 자신들만의 선교에 관한한 행동 규칙을 만들어갈 줄 믿는다"고 말했다.

역시 함께 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PCID) 회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은 "우리는 대화를 통해 더 큰 비전을 제안하고, 우리의 믿음을 선언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가톨릭의 교의 원리를 인용해 "각 종교에서의 진리와 거룩함을 아무것도 거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역사를 만들고 있다"며 "복음 전파에 대한 갖가지 도전들과 마주해 기독교는 공동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표된 문서의 첫 머리는 "선교는 바로 교회의 존재에 속한다"로 시작하고 있다. 다양한 믿음의 이웃들에 관해 진정어린 존경의 뜻을 표하고도 있는 이 문서는 선교를 함에 있어 실제적인 방법(혹은 행동 지침)들을 제안해 주목을 모았다.

총 4쪽 분량의 이 문서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며 △도덕에 적합하게 행동하며 △섬김과 정의를 실천하며 △치유사역에 있어서는 분별력을 가지며 △폭력을 배제하며 △종교자유를 수호하며 △상호존중과 협력의 자세를 가지며 △다른 종교와 문화의 사람을 존중하며 △다른 종교에 대해 거짓증거하지 않으며 △개종시키는 행위에 있어 분별력을 갖고 △다른 종교와 관계를 증진하는 것의 총 12개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문서는 WEA와 WCC 그리고 PCID의 협력의 결과물로 당초 WCC와 PCID가 타 종교 선교에 임할 때 필요한 기독교인들의 일치된 윤리적 행동 규범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던 중 WCC가 WEA를 초대, 더 큰 틀에서 의견의 일치를 이뤄 낸 것이다.

이들은 이탈리아 라리아노(2005), 프랑스 뚤루즈(2006)에서 가진 컨설테이션에 이어 올해 1월 태국 방콕에서의 마지막 컨설테이션 등을 통해 5년 간의 긴긴 논의 끝에 이번 공식 문건을 채택, 발표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한국 개신교...은총의 빈곤 초래"

칼빈주의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개신교가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탓에 '은총'에 대한 신학적 빈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줄이는 것도 에너지 필요"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 전 부산장신대 교수)가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