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안 한국기독사진가협회 부이사장 |
현대는 1인 1 카메라의 시대다. 커다란 DSLR카메라에서부터 컴팩트카메라, 휴대폰카메라까지 사람들의 손엔 어떤 카메라이든 들려 있다. 피사체도 다양하여서 자신의 모습을 찍기도 하고, 여행지에서의 풍경, 길가의 꽃, 애완동물 등을 찍은 수많은 사진이 온갖 매체에 넘쳐난다. 맑은 날의 푸른 들녘, 온 하늘을 삼킬 듯 붉게 물드는 노을 등을 바라보면 어느 누구라도 감탄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카메라에 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있다. 여기까지는 일상적이고 가장 일반적인 사진행위이다.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할까? 기독교 신앙과 사진이 어떻게 결합하여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좋은 기독사진에는 일상적인 취미생활의 기쁨을 넘어서는 깊은 힘이 있다. 내재된 영성을 사진 속에 투영시키며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는다. 또한 사진을 통한 영혼의 치유는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고백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기독사진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빛’으로 나아가는 길의 제시를 시도한다.
이제까지 한국교회에는 찬양사역이나 간증사역 등을 통하여 영혼을 감동케 하고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역사가 있어 왔다. 그러나 문화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는 지금, 한층 다양한 기독 문화콘텐츠의 개발이 시급하다. 양질의 기독 문화콘텐츠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사람들의 심성에 부드럽게 다가가게 만든다. 문화에 사진을, 사진에 기독성을, 기독성에 사역을 더하여 이제 사진은 온몸으로 실천하는 ‘기독교 사역’의 한 분야가 되어야 한다.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한 컷의 사진은 귀중한 사역의 도구이다. 영혼을 움직이는 사진 한 장의 힘은 백 마디 말이나 글보다 나을 때가 있음이다.
자고 나면 바뀌어 있는 세상에서 선교와 복음전파의 방법도 신선해져야 한다. 요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같이 강력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세계가 하나로 통할 수 있는 마당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언어는 소통의 장벽이 되고 있다. 사진은 언어 없이 이미지만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되므로, 하나님이 숨겨놓으신 메시지와 그 깊은 비밀을 발견해내고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도구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 기독사진은 단순한 사물 찍기에서 출발하여 내면을 표현한 사진을 거친 후 영혼을 살리는 사진으로 발전하며 완성된다. 기독사진가는 개인적인 명예나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작업하며 그 결과물을 믿음의 결과로, 하나님의 선물로 고백하는 자이다. 사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오직 한 분이신 그리스도를, 그의 복음을 전하는 길이 넓어져야 한다.
최근 많은 교회가 이웃의 발길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교회 로비 등에 카페를 마련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며 교회와 이웃과의 소통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기독사진을 나누고 전파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마련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러한 전시공간은 이웃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복음, 작은 씨앗처럼 떨어져 커다란 생명으로 자라나게 하는 복음의 못자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다행히 이런 사역에 관심과 뜻을 두고 교회 건축 설계 당시부터 갤러리 선교의 비전과 문화사역에의 열린 공간을 배치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음은 기쁜 일이다. 앞으로 더 많은 교회, 더 많은 크리스천이 사진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뜻을 같이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신설된 코너 ‘톡톡톡!’(Talk Talk Talk!)에는 독자 여러분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freedom@veritas.kr로 원고와 프로필 사진, 연락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