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아무리 죄로 본다고 하더라도,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들을 지나치게 몰아세운다는 인상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 국내의 한 유명 신학대 교수는 최근 한 책에서 동성애에 대해 말하기를, “마약 파는 것을 범죄행위로 간주하는 이유는 마약상인들이 비정상적으로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를 혼란시키는 ‘사회악적’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동성애 역시 우리 사회에 해악을 주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고 했다. 동성애자를 마약상인에 비한 것이다. 어쩌면 동성애자들은 ‘자기들은 얼마나 잘났다고 나더러 마약상인이라나’며 검색창에 ‘목사, 사기죄’, ‘목사, 성추행’을 입력해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표지 ⓒ예영커뮤니케이션 |
장신대 이상억 교수(목회상담학)가 이러한 동성애에 대한 한국교회의 태도가 “너무 참을성이 없다”고 신간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기윤실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편)에서 지적했다. 그는 “무엇이든 빨리 결론을 내리려는 마음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성애자들은 소위 정상적인 이성애자들, 환치하면 한국교회의 눈에 ‘혼란’ 그 자체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이 혼란함을 태생적으로 싫어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태생적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 불완전함을 어떻게든 상쇄시켜보려고 자기가 보기에 불완전한 것들을 싫어하고 배척하며, 앞을 알 수 없는 과정보다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결론(판단)부터 얻으려 한다. 동성애를 비난하고부터 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상억 교수는 교회가 “혼란스러움, 불완전함, 모호함에 대한 참을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리고 한번 참을성 있게 인내하고 나면 자신이 얼마나 한계가 많은 존재인지가 보일 것이라며, “이때서야 비로소 동성애자들을 위한 목회상담도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그는 “동성애자들을 돌보고자 하는 목회상담가라면 자신의 한계에 대한 수용은 기본”이라며 “상담자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차원에 서 있고 동성애자는 흔들리는 죄악의 차원에 처해 있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상담자이건 동성애자이건, 우리 모두는 아파하고 힘들어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실존’임을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인식하고 만나야 한다”는 것.
또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교육적 눈높이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절절하게 만나겠다는 ‘인격적 의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sexuality) 혹은 인격적 정체성에 대한 극심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 역시 말할 수 없는 혼란함에 시달리며 살아간다”며 “정답을 말하듯 동성애자를 죄인이라고, 교화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그들의 뼈아픈 혼란의 현장을 우리 논의의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