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네 손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라(겔37:15-28)’를 주제로 열린다. 특히 이번 기도회는 한국이 기도문 초안을 작성하여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전세계에 배포하고 요청한다는 데 의의가 크다. 한국 에큐메니컬 진영의 민족적 과제인 남북통일의 염원이 고스란히 이 기도문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과 북이 하나되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믿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됨을 추구함으로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성취하려 한다.
올해는 이 기도회가 시작된 지 101년이 되는 해이다. 1908년 미국 성공회 폴 왓슨 신부가 선포한 ‘교회 일치기도주간’을 통해 처음 시작됐다. 1964년에는 교황 요한23세가 일치운동의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발표함으로써 개신교와 가톨릭이 연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후 1968년부터 WCC와 교황청은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정하고 매년 다른 주제로 기도회를 열어왔다.
한국에서 기도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MK)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회원들로 구성된 일치기도회 준비팀은 지난 2007년에 이 작업에 착수, 한국에서의 개최를 성사시켰다. “101주년을 맞아 기도 2세기를 넘어가는 출발을 한국교회가 맡게 됐다”고 기뻐한 NCCK 권오성 총무는 “기도회를 통해 일치의 폭을 넓히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됨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한반도 분단 극복과 평화를 위해 세계교회가 함께 기도함으로써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NCCK는 에큐메니컬 정신에 입각하여 1980년대부터 통일 운동에 앞장 서 왔다. 1981년 6월 서울에서 열린 ‘한독교회협의회’를 계기로 NCCK는 ‘통일문제연구원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통일 운동의 문을 열었다. 이후 NCCK는 WCC와 연대하여 통일 운동을 전개해 나갔고, 민간차원으로까지 확산시켜 보편적인 사회 운동으로 발전시켰다. 아시아에큐메니칼운동사를 연구한 정병준 한남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는 “NCCK의 통일 운동은 통일논의가 민간차원으로 확산되게 했으며, 권력의 정치적 소유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았다”며 에큐메니컬 진영의 통일 운동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이제 남북평화통일은 한국 에큐메니컬 진영만의 과제가 아니며, 전세계 에큐메니컬 차원의 과제이기도 하다. 오는 18일 열릴 기도회에서 전세계 120여 개국의 에큐메니컬 인사들이 대거 입국, 함께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국이 하루 속히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할 예정이다. WCC 사무엘 코비아 총무는 지난해 NCCK에 보내는 서신을 통해 “한반도 전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평화와 화해, 그리고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하면서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