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성애 다룬 KBS 드라마 둘러싸고 기독교인들 의견 분분

논란 속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7일 KBS2TV에서 방영된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극본 손지혜, 연출 한준서)을 둘러싸고 기독교인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공중파 드라마로서는 최초로 여성 동성애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번 드라마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비난하는 입장과, “동성애도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여고생 동성애자가 등장하는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의 한 장면. (방송영상 캡쳐)

7일 보수 목회자 단체인 미래목회포럼(대표 김인환 목사)은 “동성애를 조장하지 말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동성애의 가장 큰 문제는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어렵고, 질병을 확산시키고 자녀출산을 막아 사회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인권을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런 이유로 사회병리현상을 키우거나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들이 보고 듣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에서, 그들이 보는 드라마가 비뚤어진 성 정체성을 만들어낸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동성애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비록 소수라고 하지만, 성에 대한 인식을 모호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며 드라마를 통한 청소년들의 성 정체성 왜곡을 염려했다.

또 방송을 내보낸 KBS2TV를 향해 “시청률 때문에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했다. 방송이라는 공기를 가지고 사회를 얼마나 해롭게 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 동성애자 커플. (방송영상 캡쳐)

반면, 최소영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는 (가정을 이룬)여성 동성애자 커플도 하나의 가족체제로 인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이미 다양한 형태의 가족체제가 생겨나고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그런 드라마가 나오는 것은 문제 없으며, 현실을 반영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선택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기에 동성애자로 살게 되는 것인데 정죄하는 것은 차별이고 억압”이라고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기독교인 동성애자 리언씨(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사무국장)는 이번 드라마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적인 반응을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로 규정했다. 그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동성애를 비난하는 시위와 욕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동성애자들을 향해 ‘너희들이 싫다’라고 하는 추세가 짙어지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 드라마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의견에 대해 “드라마에 재벌이 나온다고 그것을 보는 사람이 재벌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동성애자가 나오는 드라마를 본다고 해서 동성애가 조장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말했다.

또 드라마가 동성애를 미화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주인공들의 외모나 환경을 예쁘게만 그리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가 다큐멘터리는 아니지 않느냐.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재벌남자와 말단여직원의 사랑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이번 드라마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레즈비언 바에서 레즈비언들이 데이트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의 한 장면. (방송영상 캡쳐)

또 동성애자들의 사랑을 현실과 달리 지나치게 순애보적으로 그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동성애자들의 사랑이 퇴폐적이라는 공식은 오해”라며 “이성애자들 가운데도 오래된 커플, 금방 헤어지는 커플이 있는 것처럼 동성애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사랑이 동성애라고 왜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은 1시간짜리 단막극으로, 주인공으로는 레즈비언 바를 운영하는 중년의 여성 동성애자, 파트너와 동거하는 30대 커리어우먼, 레즈비언으로서의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10대 여고생 등이 등장해 저만의 사랑과 삶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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