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출판기념회 설교] 강근환 서울신대 전 총장

구분 : 『이장식 박사의 세계 교회사 이야기』출판기념회(주최 베리타스프레스)
일시 및 장소 : 2011년 8월 16일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이번에 존경하는 이장식 박사님께서 집필하신 세계 교회사 이야기가 베리타스프레스에 의해 출간되었다. 이를 먼저 기쁘게 생각하며 축하드려 마지 않는다. 90세를 넘기신 한국 교회사학계의 대선배님이시자 스승께서 그 노령의 몸으로 역작을 저술하였음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후배들에게 시사하는 바, 도전적인 교훈이 크다.

벌써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아시아 고대 기독교사> 출판기념식 때에도 저에게 서평을 하게 하셨는데, 이번에도 설교의 순서를 맡겨주셔서 큰 영광이다. 선생님께서 두 달 전에 전화로 설교를 부탁하셨다. 오랜만에 전화를 주셔서 너무나 기뻐 선뜻 하겠노라 대답을 드리기는 했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설교제목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고민하던 끝에 성경을 보는 가운데 본문을 찾게 되었고, 제목을 <교회사와 복음>으로 정하였다.

먼저 교회사란 무엇일까, 라는 새삼스러운 물음이 떠오르게 되었다. 교회사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겠지만 차치하고, 사도행전을 읽는 중에 그에 대한 소박한 답을 찾게 되었다. 그 답은, “교회사는 사도행전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사도행전 1장 1절 이하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의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의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이에 따르면 복음서는 예수의 사역을 기록한 것이고,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증인들인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교회사는 사도행전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사도행전이란 무엇인가? 사도행전 1장 3절 이하를 보면 ‘해 받으신 후에 또한 저희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사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저희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고 되어 있고, 8절에 보면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고 하셨다. 성령이 드디어 강력히 임하여 그들이 충만함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 나사렛 예수가 메시아 곧 그리스도임을 증언하는 증인으로서 복음을 선포하는 사도직을 맡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순교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그 일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사도들의 행적은 다름 아닌 예수가 그리스도라 증거하는 복음선포인 것이다. 그리고 뭇 사람들이 성령의 감동으로 회개하게 되었고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신앙을 바탕으로 그리스도 공동체인 교회가 세워져 오늘에 이르기까지 복음 선포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그렇기에 교회 역사인 교회사는 사도행전의 연속이라 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 교회사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 교회사의 주제는 곧 사도행전의 주제요, 선포를 통해 계승된 바로 그 복음이다. 그 복음은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사건이다. 그 사건의 핵심은 가이사랴 빌립보에서의 예수의 물음에 대한 베드로의 간결한 대답-“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이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사도들의 증언은 나사렛 예수가 메시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2장에서 집약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그리고 그는 사흘만에 부활하사 승천하신 우리의 구세주라는 것이다.

이 복음은 성령의 눈으로써만 믿을 수 있는 진리이다. 심지어 제자들도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듣고 배웠지만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 그 분의 죽음 앞에 두려워 떨었다. 사도들은 이 사실을 오순절을 기하여 성령충만함을 받고서야 마침내 확실히 깨닫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그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그들은 죽기까지 복음의 증인으로서 복음을 선포하였다. 그렇기에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외치기를,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전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는 성령의 능력으로써만 복음을 깨달을 수 있고 믿을 수 있다. 그러므로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에서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라고 하였고, 이 복음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갈라디아서 1장 8절에서 ‘그러나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사의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교회사의 사명은 다름 아닌 사도행전을 계승하여, 복음의 순수성을 긴히 간직하고 전승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존경하는 이장식 박사님께서 90평생을 다하여 공부하고 연구하신 교회사 이야기를 저술하신 책의 출판감사에 임하고 있다. 이 책은 필시 복음을 간직하고 또한 전승하는 교회사 본연의 사명을 다할 것으로 믿으며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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