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피지 군사정부, 감리교 연회 또 불허

“금지조치, 교회-국가 관계에 있어 매우 큰 퇴보”

피지감리교회의 2011년도 연회(annual conference)가 피지 군사정부에 의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피지감리교회 지도자들에게 직위에서 물러날 것을 지시했지만 지도자들이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연회를 금지했으며, 이런 일은 올해로 3년째 계속되고 있다.

피지 육군사령관 모세세 티코이토가(Mosese Tikoitoga)는 감리교회 지도자들의 출국도 금지했으며, 피지 전역에서 발동중인 공공비상조치(Public Emergency Regulation)에 따라 감리교회의 모든 공식적인 집회를 불허했다고 기독교 신문 가 전했다.

피지 감리교회와 연대해 오고 있는 영국 감리교회의 세계교회협력부(World Church Relationships) 마이클 킹(Michael King) 팀장은 최근 피지의 정치적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금지조치는 피지의 교회-국가 관계에 있어서 “매우 큰 퇴보”라고 평했다. 그는 “만약 연회가 허가되었다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변화가 교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일어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코이토가 육군사령관은 피지감리교회 회장 아메 투가우웨(Ame Tugauwe)와 사무국장 투이킬라킬라 와카이라투(Tuikilakila Waqairatu)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들이 비상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감리교 지도자들은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는 무죄”라는 입장이다.

피지의 몇몇 목회자들은 지난 2009년 4월 당국이 허가하지 않은 모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심문 받은 바 있다. 대부분 목회자들에 대한 혐의는 이듬해 9월 무효화됐으나, 투가우웨 회장 및 와카이라투 사무국장 등에 대한 혐의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이달 초 피지 총리 프랑크 바이니마라마(Frank Bainimarama)는 피지감리교회에 내려진 집회 금지조치를 2014년까지 해제하고, 그 조건으로 매 집회는 3일을 넘지 않을 것과, 현 회장과 사무국장은 집회에서 발언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감리교 지도자들은 이번 집회 의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를 정부 당국과 의논하기 위해 집회 전날인 8월 22일에 회의할 것을 제안했지만, 정부 측 누구도 회의에 나오지 않았고, 결국 피지감리교회장 투가우웨를 의장으로 결정했다.

피지감리교회는 지난 2006년 무혈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현 정부의 집권과정에 대해 꾸준히 반대의사를 밝혀왔으며, 이에 정부는 감리교회를 견제해 왔다. 쿠데타 이후 정부는 의회해산과 헌법폐기를 강행, 현재 피지에서는 정상적인 정치과정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2009년 4월 발동된 공공비상조치는 언론을 검열하고 집회·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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