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베리타스 DB |
최근 ‘시사저널’에 기고한 ‘개신교 ‘자성 선언도 나와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한 손 교수는 "국민에게 주로 걱정을 끼친 종교는 불교가 아니라 기독교이며 다른 종교를 충분히 존중하지 못한 것에나 정치와 종교를 충분히 분리하지 못한 것에도 기독교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손 교수는 "불행하게도 한국 기독교는 그런 양심 선언을 대표할 기관도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하며 "한국 기독교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기는커녕 세상의 걱정과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과거 한국 개신교가 사회의 안정과 존경을 받고 큰 영향을 끼쳤지만 오히려 그런 성공이 (지금의)실패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고 손 교수는 덧붙였다.
고등종교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있는 기독교계에 대한 우려도 곁들였다. 손 교수는 "고등 종교라면 적어도 돈, 명예, 권력에 찌든 영혼들이 잠시라도 그런 욕망에서 벗어나서 가장 선하고 거룩하며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것을 찾아보고 자신의 속되고 거짓된 모습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라며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과 공정성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사회의 도덕적 수준을 향상시킬 의무가 있다. 희생적으로 봉사해 약자들을 돕고 사소한 이해관계로 생겨나는 갈등을 줄여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조화롭고 평화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기독교 정당 창당 움직임을 의식한 듯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 문젯거리가 된 것도 주로 개신교이다"라며 "돈과 권력으로부터 거리를 두지 않으면 어떤 종교도 순수해질 수 없다"고도 했다.
한편, 지난 23일 조계종은 그 동안 사람들이 안락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종교가 오히려 국민이 근심하고 걱정해야 할 정도로 타락했다고 반성하고, 자기 종교 못지않게 다른 종교를 존중하지 못했으며, 정치와 종교의 분리에 철저하지 못했음을 자성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