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용길 장로님의 소천을 애도하며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 16:33)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하여 기도와 실천을 이어온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봄길 박용길 장로님의 소천 소식을 전해 듣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박용길 장로님은 고 문익환 목사님과 통일의 길을 동행하시고 그의 빈자리를 채우셨습니다. 남북의 형제 ․ 자매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민족의 내일을 꿈꾸며 기도하면서 겨레의 어머니로서 남과북을 품으시며, 넓은 민족애로 통일로 가는 봄길을 내시며 믿음과 희망을 일궈나가셨습니다.
우리 기장 교단은 32만 기장의 성도들과 더불어 장로님의 서거를 아쉬워하며 생전에 뿌리셨던 평화와 통일의 씨앗이 멀지 않은 시점에 큰 열매로 맺어지게 될 것을 굳게 믿습니다.
오늘의 남북관계는 국민들의 염원과는 달리 여전히 분단의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평화협정 보다는 정전협정을, 인도적 지원과 소통은 막히는 분단고착화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을 위해 헌신하셨던 장로님의 열정과 헌신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현 정부가 남과 북 대다수 국민들의 염원이 무엇인지 깨닫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현 정부가 통일된 하나의 나라를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랍니다. 이것은 이 땅,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내리시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박용길 장로님의 뜻을 이어받아 남북의 한 핏줄, 한 민족을 갈라서게 하는 국가보안법이 어서 속히 폐지되어 민족의 하나 됨을 억압하는 악법들이 사라지기를 기도합니다. 조국의 분단을 이용하여 선한 국민들의 통일염원을 핍박하며 왜곡해 온 세력들이 박용길 장로님의 봄길을 걸으며 회개하기를 바랍니다.
땅이 하나 되고 분열 되었던 마음이 하나 되는 봄길이 열릴 때까지, 우리 기장은 평화의 왕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화해와 통일을 위한 십자가의 행진을 힘차게 이어갈 것입니다.
2011년 9월 26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유정성
총무 배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