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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제력 잃은 핵괴물 키우지 말아야

27일 이화여대 여성신학연구소는 ‘원자력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핵에너지의 위험성을 촉구하는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익중 동국의대 미생물학 교수는 “21개 핵발전소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약 24%”라며 “전쟁도 없이 대한민국이 완전히 망해버릴 확률”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원자력발전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폭발 사고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위험성을 자각한 독일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은 이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2일 ‘유엔 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안전에 대한 신뢰가 확보될 때 원자력 이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원자력발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포기할 순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 증가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원자력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원자력안전 강화를 위해서 안전규제 체제 확립과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왜 원자력발전 이용이 불가피한 것인지, 안전성 확보 방안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겸손한 자세로 국민들에게 명확하고 세세하게 밝혀야 한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명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대책도 없다면 원자력발전은 중단돼야 한다. 제2의 후쿠시마 사고가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미래 세대에 핵폐기 처리비용 등의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에 양심있는 기독교인들과 환경단체들은 더 지혜로워져야 할 것이다. 무조건적인 원전 반대가 아닌 합리적인 이유와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할 때 정부도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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