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채수일 총장이 ‘채수일 목사’라는 이름으로 설교집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냈다. 신학공부 41년 만에 처음으로 낸 설교집이다.
선교학자로서 학교에 몸 담으면서 지금까지 『21세기의 도전과 선교』, 『에큐메니칼 선교신학』 등 전문서적은 펴냈지만, “설교는 청중의 구체적인 상황 안에서 ‘말해진 말’이기 때문에 글로 묶어낸다는 것이 뭔가 격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졌다고.
책에는 다양한 신앙공동체에 초청받아 전했던 설교 30편을 담았다. 정해진 교회에서 일정한 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교가 아니다 보니, 내용이 다채로운 편이다.
1장 ‘아래로부터의 기적’에서는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논하고 있다. 2장 ‘하나님의 아름다움’에서는 교회와 하나님에 대한 저자의 이해와 신앙고백을 보여주고, 3장 ‘현실의 부정과 하나님의 긍정’에서는 유혹 가득한 현실 속에서 바른 신앙생활을 해나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4장과 5장에서는 한국교회, 교회일치, 한국의 역사, 통일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저자는 진정한 신앙은 지식이 아닌 지혜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마태복음 13장에서 예수가 고향 나사렛에서 배척 받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예수가 그의 제자들을 일컬어 ‘하늘나라를 위하여 훈련 받은 율법학자’라고 한 것이 기존의 율법학자들을 격분시켰기 때문이라며, 그들에게 비록 ‘지식’은 있었을지 모르나, 예수의 제자들에게 있었던 ‘지혜’는 없었다고 말한다. “하늘나라를 위해 배우는 사람은 섬기기 위해 배우는 사람입니다. 유대교 율법학자들에게는 지식의 축적이 중요하지만, 하늘나라를 위해 배우는 사람에게는 지혜와 깨달음이 중요합니다.”
또 “하나님의 아름다움이란 그의 ‘자비로우심’”이라며 “자비이신 하나님은 성육신에서 가장 완전하게 드러난다. 하늘이 땅으로 내려온 사건, 말씀이 육신이 된 사건, 거룩한 것이 속된 것과 하나 된 사건, 창조주 하나님이 나사렛 출신의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신 사건, 하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건, 이 모든 사건들이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방식”이라는 신앙고백을 전한다.
신학자인 저자가 세상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설교’라는 형식을 통해 보다 쉽고 부드럽게 전달되고 있는 것은, ‘설교하는 신학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