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국교회, 장애인권리협약이 뭔지도 모르는 실정”

NCCK ‘장애인선교와 디아코니아’ 세미나

▲NCCK 세미나 <장애인선교와 디아코니아> ⓒ이지수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가 13일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장애인선교와 디아코니아>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NCCK 정의평화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에서 주관했다.

인사말에서 김영주 NCCK 총무는 “NCCK에 장애인선교위원회(장애인소위원회)가 설치된 지 오래됐는데도 그동안 활발하게 활동을 못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장애인선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협약은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건강권 등 전반적인 권익보장에 관한 내용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100여개국이 비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12월에 비준되었으나, 실효성 담보에 필요한 선택의정서는 아직 비준되지 않은 상황. 

장애인소위원회 이예자 위원장은 “장애인권리협약이 유엔에서 통과되어 각 나라가 활성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오늘 독일 이야기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제는 독일에서 방한한 헨리 폰 보제(Henry von Bose) 목사가 맡았다. 보제 목사는 사회복지전문가로서 뷔르템베르크 기독교사회봉사국(Diakonisches Werk)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보제 목사는 장애인권리협약이 신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며 “칭의에 대한 신학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칭의의 하나님께서는 전체 인간을 정의로운 사회에 관계시키신다. 보다 정의로운 사회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소외를 초래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권리협약이 장애인을 정책적 차원의 시혜 대상으로 간주하거나 어떠한 ‘결함’이 있는 존재로 간주하지 않고 권리에 대한 정당한 소유자로 보고 있는 점을 높이 사며, “이 점에서 장애인권리협약은 다른 어떤 국제권리협약보다도 ‘권리’에 대한 앞선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성서적 관점에서 본 인간상이 드러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보제 목사는 ‘교회’가 일반사회보다도 장애인에 대해 뒤떨어진 이해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며 발표를 마쳤다. 그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는 2003년 ‘모두의 교회’라는 선언에서, ‘교회는 그동안 억압에 대한 예언자적 소리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사회적 유행들을 절뚝거리며 뒤따라갔다’고 밝혔다”며 이는 오늘날 많은 교회가 “장애 교회”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배융호 목사(‘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는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장애인권리협약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으며, 협약이 비준된 사실도 알지 못하고 있다. 국내법인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일부 교회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한국교회는 이 두 개의 국내외법에 따라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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