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생태계 위기 앞에 새로운 신학적 비전 '녹색 몸신학' 제시돼

연세대 전현식 교수, ‘녹색 몸 신학의 방법론적 탐구’ 논문 게재

▲연세대 전현식 신과대 교수. ⓒ베리타스 DB
“우리는 몸에 대한 정신의 우위를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몸을 상품화하고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과 몸에 대한 이런 모순된 이해는 서구철학의 두 인식론적 견해에 기인한다. 전자가 주지주의(intellectualism)의 영향이라면, 후자는 경험주의(empiricism)의 영향이다.”

연세대 전현식 교수(신과대 부학장)가 교회 내 파편화되고 왜곡된 ‘몸’에 대한 이해에 있어 인간을 몸적 주체(체현된 의식)로 파악, 기존 전통 서구철학으로부터 유래된 정신/몸의 이원론이 삶에 던져주는 모순을 극복함으로써 세계와 상호관계하는 인간상인 ‘녹색 몸’을 제시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신과대에서 발행하는 신학논단 최근호(64집)에서 전 교수는 ‘녹색 몸 신학의 방법론적 탐구’란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그는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 로즈마리 류터의 생태여성학적 자연의 신학, 샐리 멕페이그의 성육신적 자연의 신학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해 자신의 신학을 ‘녹색 몸 신학’이라 명명했다.

전 교수는 "생태계 위기에 직면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자연세계와 인간과 하나님을 통전적으로 인식하고 해석하는 유기적 몸적 생명의 패러다임"이라며 "녹색 몸 신학은 유기적인 몸적 생명의 패러다임 관점에서 기독교적 상징들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해 창조세계를 치유하는 신학적 비전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신학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인간 경험 성찰이라면, 녹색 몸신학이란 이런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유기적 몸적 경험에 대한 성찰이란 점도 덧붙였다.

이어 녹색 몸신학에 있어 메를로-퐁티의 몸의 현상학이 주는 함의에 대해서는 "지각행위 안에서 특히 몸주체와 맞닿은 손의 구체적인 예를 통해 주체와 대상, 의식과 몸, 몸과 세계의 상호관계성, 간주관적 관계, 유기적 역동성을 확인하면서 서구철학의 전통적 지각구조 안에서 드러나는 의식주체/지각대상, 정신/몸, 인간/자연의 형이상학적 이원론적 한계를 비판할 수 있는 녹색 몸신학의 인식론적 차원을 제공해 준다"고 했다.

또 "다양한 억압형태의 문화적 사회적 뿌리들을 직시하면서 여성학, 생태학 및 정치학을 변증법적으로 통합시켜 생태문제와 사회문제, 창조보존과 경제개발, 생존과 정의를 함께 아울러 생태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로즈마리 류터의 생태여성학적 자연 신학의 비전에서 녹색 몸신학의 사회적·정치적·생태적 함의를 발견한 전 교수는 "세계 및 인간의 몸적 관계의 모델을 추구하는" 셀리 멕페이그의 성육신적 자연의 신학으로부터는 녹색 몸신학의 성육신적 신학적 통찰력을 얻게된다고 했다.

즉, 메를로-퐁티가 생태계 위기의 문화적 뿌리인 지배와 종속의 형이상학적 위계적 이원론을 상호관계성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을 인식론적 차원에서 열어주었다면, 로즈마리 류터는 관계성으로의 회복을 사회적·정치적 차원에서, 샐리 멕페이그는 성육신적 차원에서 더 강조하며 전 교수의 자연의 신학을 발전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이 세 학자들의 변증법적 종합을 통해 녹색 몸신학의 방법론적 특징을 살펴본 그는 녹색 몸 신학은 △비판적 작용신학(critically working theology) △생태여성학적 구성신학(ecofeminist constructive theology) △성육신적 은유신학(incarnated metaphorical theology) 임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특히 비판적 작용신학으로서 녹색 몸 신학이 주는 구원사적 의미에 관해 "신학의 컨텍스트를 개인적, 사회적, 생태적으로 확장시켜 구원의 영역도 개인구원에서 사회구원을 넘어 창조세계의 구원까지 확장되어야 함을 강조한다"며 "녹색 몸 신학은 우리가 인간의 개인적 본성을 넘어 사회적, 생태적 본성을 깨닫고, 신학적 비전이 개인구원을 넘어 사회 생태적 구원까지 포함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녹색 몸 신학의 역할은 창조세계를 치유하는 데 있다"고 했다.

아울러 녹색 몸 신학을 기초로 한 ‘계시’ 이해에 대해선 "녹색 몸 신학은 계시가 인간경험을 통해 인간의식에 드러나는 계시의 객관성(하나님의 계시의 주도권) 뿐만 아니라, 계시를 인간 경험으로 보는 계시의 주관성(하나님의 자기계시에 대한 인간의식의 응답)도 동일하게 중요한 것으로 보며, 하나님의 보편적 자기계시와 인간의 주관적인 응답으로서의 인간경험의 변증법적 관계를 강조한다"고 했다.

‘녹색 몸’ 연구논문을 게재한 전현식 교수는

* 학력

연세대학교 (B.A)
감리교신학대학교 (Th.B., Th.M)
미국 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M.Div)
미국 Northwestern University (Ph.D)

 * 경력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부학장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교수

 * 저서

에코페미니즘과 신학(2003)
동서종교의 만남과 그 미래 (공저) (2007)
교회론(공저) (2009)
현대생태사상과 그리스도교 (공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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