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국인의 심성에 비춰 본 이상적인 목회자상은?

"교인들 심방하다 국수 한 그릇에 행복해하는 목사"


▲배요한 장신대 교수.
장신대 배요한 교수는 20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세계선교연구원(원장 김영동 교수) 주관으로 열린 '종교개혁기념 학술강좌'에서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에 비추어 본 이상적인 목회자상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논문명 <한국적 목회자상과 그 리더십의 조건에 관한 연구 -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의 세 특성과 관련하여>. 

그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인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목회자 타입은, 신앙적 차원에서는 "맑디맑은 영성을 가진 목회자"이고, 일상적 차원에서는 "겸손함을 갖춘 목회자"이다. 이런 목회자가 되어야, 한국 교인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그는 '한국적인 심성'이 무엇인가부터 규정했다. 이를 위해 '단군신화'를 분석한 후,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로 '하늘고향의식'을 꼽았다. 단군신화를 자료로서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한 나라 사람들의 종교적 특성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연구방법이 그 나라의 건국신화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래서 로마를 알고 싶으면 로마의 건국신화를, 중국을 알고 싶으면 중국의 건국신화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쉽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군신화에서 단군의 혈통이 "단순히 어느 한 인간의 마을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며, "그의 존재는 아버지 환웅, 할아버지 환인으로 이어지는 하늘의 신에게서 유래되었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이 단군의 후손이라는 말에는 한국 사람들이 매우 고귀하고도 고귀한 존재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단군의 후손인 한국 사람들은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원래 고향은 하늘이었고, 그 하늘에 살던 신적 존재였다는 것에 대한 상직적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한국인의 '하늘고향의식'에서 볼 때, 한국 개신교인들은 목회자들에게 두 가지 덕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는 "목회자가 천인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곧, 맑은 영성이 묻어나는 목회자다. '맑은 영성'은 특히 설교에서 그 진면목이 드러난다. "목회자가 맑고 깊은 영성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성도들이 그 영성에서 나오는 깊은 말씀의 샘을 만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시에도 늘 깨어 기도하고 성경을 묵상함으로 영적인 권위가 자연스레 생겨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저 부흥사를 흉내낸 듯한 목소리와 군림하는 권위주의적 태도는 타락의 첩경이다. 그 속에서 평신도들의 영혼은 병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둘째로, 한국인들은 목회자들이 일상적인 삶에서 겸손함을 갖추기를 바라고 있다. 배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하늘고향의식이 있어서 자신의 존재에 자부심을 갖고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무의식 중에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겸손은 절대 저절로 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연단하고 깎아낸 만큼 겸손해질 수 있다. 교만해지면 누구도 마음으로 존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경제적으로 교인들의 평균 수준이나 그 이하로 사는 목사, 지하철 타고 다니는 목사, 교인들과 심방하다가 국수 한 그릇에 행복해하는 목사, 그게 제대로 된 목사"를 제시하며 "이렇게 일상적인 삶에서 겸손의 미덕을 가진 사람이 최고의 지도자, 바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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