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초동교회] 아주 작은 것 부터

2009년 1월 4일 설교자 강석찬 목사

성서본문
 
열왕기하 4:1-7 / 마태복음 25:20-23

설교문
   
기축(己丑)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福) 많이 받으십시오.” 복(福)자는 부(富)의 지붕(宀)이 열림을 기원(示)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눌 것이 많아지기를 빌면서 “복”(福)을 말했습니다. 이런 뜻으로 “새해에는 나눌 것이 많아지는 삶이되기를 축원합니다.”

한 신문사 여론조사에 국민의 90%가 작년에 우리 사회가 살기에 더 나빠졌다고 했지만, 그 중 84%가 “희망은 있다.”라 답했습니다. 2009년의 삶이 평탄할 것 같지는 않지만, 판도라 상자 안에 남아있는 “희망”은 우리들이 겪게 될 여러 가지 시련을 극복하게 하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올 해는 “소의 해”입니다. 소의 근면성, 인내, 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겸손과 목표를 향한 굳은 의지는 황소고집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합니다. 온순하며 희생적입니다. 하품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사람에게 유용한 가축이라고 높입니다. “소와 돼지”의 대화에서 돼지도 소처럼 몸으로 사람에게 봉사하는데, 자신이 천대받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자, 소가 “난 살아있는 동안에도” 봉사하기 때문이라 깨우쳐줍니다. 소의 해에, 소처럼 살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길 바랍니다. 어떻게 실천할까요? “아주 작은 것부터” 해봅시다.

우루과이의 어느 성당 벽에 쓰인 “주기도문”에 대한 글입니다. “하늘에 계신”하지마라. 세상일에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 하지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 하지마라. 아들딸로 살지도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 하지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하지마라.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하지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 하지마라. 죽을 때까지 먹을 양식을 쌓아두려 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하지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하지마라. 죄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하지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이라고 하지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성당 벽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마음이 됩니까? 진정으로 새해에는 주기도문을 주문처럼 외우는데 머물지 않고, 주기도문의 내용을 하나씩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도티 월터스(Dottie Walters)는 남편이 빚만 남기고 망하자 23세 나이로 직업을 구하려 했지만, 기술자격증 하나 없어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이 때 성경말씀 “네 집에 무엇이 있나 내게 말하라.”(왕하4:2)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선생님의 “너는 글쓰기 재주가 있구나.”가 생각났습니다. 도티는 신문의 광고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용기로 신문사 사장을 만났고, 이 작은 출발로 미국 최대의 광고대행업자가 되고 유명작가가 되었습니다. 도티의 작은 출발은, 달란트 비유의 5,2달란트 받은 충성한 종의 자세였습니다. 충성된 종에 대한 주인의 칭찬은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여라.”였습니다. 아주 작은 적은 일속에 크고 많은 일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희망을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아주 작은 일이지만, 그 일을 귀한 일로 믿고 충성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광운 시인은 “목숨을 걸고”라는 시를 썼는데, 시 말미에 “뭐든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라 했습니다. 우리들의 믿음의 자세에 도전이 되는 시입니다. 이 자세로 작은 일을 소명으로 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목사에게 목양(牧羊)에 목숨을 거는 자세를 갖고 있는지 질문이 되는 시였습니다. 예수께서 참 사랑이신 이유는 목숨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희망은 늘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됩니다.  테레사 수녀가 3페니로 고아원을 지으려 했을 때. 수녀원장은 정색을 하고 타일렀습니다. “3페니 갖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테레사의 답은 “잘 알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면 이 3페니를 갖고서도 어떤 일도 할 수 있습니다.”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때 작은 일은 큰 것을 품는 사건이 됩니다. 일을 망치는 것이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기도 하지만, 큰일을 이루는 것도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됩니다.
 
새해의 희망을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만들어 갑시다. 소의 걸음으로 묵묵히 말씀에 순종하는 그곳에 희망은 꽃피우고 열매 맺습니다. 말씀과 기도를 품고, 섬김과 나눔의 손길을 갖는 작은 일, 어느 곳에 있든지 “예수의 제자”라는 자부심을 갖는 작은 일, 그릇마다 기도를 채우는 심정으로, 주인이 맡긴 시간이라는 달란트를 잘 사용하여 칭찬 듣는 한 해를 이루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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