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학 한신대 교수. ⓒ베리타스 DB |
이 교수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수많은 희생자들을 생산하는 시장의 제국의 지배적 문화에 적응할 것인가, 혹은 개인적인 손해와 억압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의 제국에 저항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의 질문 앞에 서 있다"며 "또한 우리는 시장의 제국의 신인 맘몬의 권력에서 충성할 것인가, 혹은 그리스도의 권력에게 충성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의 질문 앞에 서있다"고 했다. 하나님 혹은 맘몬은 택일의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부활한 예수는 이 세계와 교회 사이에 항상 임재하고 있다. 예수는 정의와 평화 생명을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투쟁에 연대해 함께 싸우기 위해서 지금 현재 고난과 억압의 현장에 오고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의 정의투쟁은 부활한 예수와 함께 하는 투쟁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에서 정의와 사랑과 믿음을 실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교수는 로마 제국의 타협할 위험에 처했던 소아시아의 일곱교회들을 상기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회는 시장의 제국을 정당화하는 사악한 경제 논리에 굴복하고 적응할 위험이 있다"면서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힘없는 약자들과 가난한 나라들의 고난을 외면하는 식으로 제국의 지배적 문화에 적응하도록 유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1년 신약논단 가을호에 기고한 이 논문의 초록에서 이 교수는 "요한의 우선적 관심이 반제국적 연대투쟁을 위한 예수의 현재적 오심에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며 "이와 함께 요한계시록 전체의 메시지가 구조적으로 미래적인 종말의 때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제국과 대립하고 있는 지금 현재의 시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규명하고자 한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이 논문에서 이 교수는 먼저 저항신학의 관점에 서 있는 요한을 주목했다. 그는 "요한은 그의 저항신학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구원사를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의 순서로 배열했으며 그 우선순위를 현재에 두었다"면서 "이것은 요한계시록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시각이다"라고 했다. 이는 요한계시록의 수신자들인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들의 구성원들의 컨텍스트하고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사실상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들의 구성원들은 로마제국의 우상 숭배적 논리와 선전을 수용하고 타협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며 "그러므로 요한은 제국의 유혹과 압제 아래 있는 그의 수신자들이 예수의 모범을 따라서 불의에 저항하는 충성된 증인이 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구원사적 관점에서 예수의 현재적 오심을 강조한 이 교수는 "예수는 과거에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셨고, 현재에는 세계와 교회 안에 현존하면서 억눌린 약자들과 연대투쟁하기 위하여 그리고 증언의 사명을 저버린 무기력한 교회를 쇄신하기 위하여 지금 이 순간에 오고 있으며, 그리고 미래에는 폭력의 역사의 끝장과 새 예루살렘으로 상징되는 대안적인 세계의 시작을 위해 심판자와 구원자로 올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요한계시록 전체 메시지에 대해 "미래적인 종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아시아의 작은 기독교적 공동체가 거대한 로마제국에 저항하고 있는 지금 현재의 시대를 위한 것"이라며 "요한은 세계와 교회 사이에 임재하고 있는 부활한 예수가 미래적인 종말의 날이 임하기 이전에 미리 로마제국의 유혹과 압제 아래서 고난을 당하면서 저항하고 있는 남녀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지금 이 현재의 시대에 고난의 현장으로 속히 오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거듭해서 강조했다"고 했다.
이 밖에 프롤로그에 언급된 "볼찌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와 에필로그에서 세 번이나 반복된 "보래 내가 속히 오리니"가 모두 부활한 예수의 현재적 오심을 뜻하며, 그것은 요한계시록의 전체 메시지의 핵심이란 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