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73)

가야국에의 도마 선교의 추적




4. 가야국에의 도마 선교의 추적

한반도 남단에 AD 42년에 건국된 가야국이 약 500년 후에 신라와 통일이 되었는데 가야국에 사도 도마가 선교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유력한 사적(史跡)들이 있다. 그것은 1987년 8월에 「도마석상」이라고 불리는 높이 4.87m, 폭 3.3m가 되는 큰 자연석 바위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바위는 경북 영주군 왕류리에 있다. 이 석상의 머리 부분은 떨어져 없어졌고 어깨의 너비는 1.5m이다. 이 석상은 예술적으로 조각된 것이 아닌 자연석 그대로의 큰 바위인데 소매가 있고 발목까지 오는 긴 가운을 입고 있고 신발은 더운 지방에서 싣는 샌들이고 발가락만 보인다. 그리고 양손을 포개서 가슴에 대고 있고 한 손에는 작은 줄기가 있는 꽃가지를 들고 있는데 손바닥이 보이게 조각되어 있다. 이 석상은 솜씨 있는 석공에 의해 예술적으로 섬세하게 조각된 것이 아니며, 입고 있는 가운은 불교의 의상이 아니다.

이 석상이 도마의 석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결정적인 흔적은 이 석상 우편에 붙어 있는 같은 높이의 돌에 깊이 파인 음각(陰刻)의 히브리어 자음(字音) 글자 두 개인데, 오른쪽의 타우(ת)와 왼쪽의 맴(ם)이다. 이 두 자음에 모음을 붙여 읽으면 “토마”가 된다. 이 두 글자는 돌에 깊이 파여서 조금도 마모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왼쪽에는 의미가 분명치 않은 두 개의 음각이 있는데 그것들도 온전하게 남아 있다.

이 두 글자는 중동의 어느 나라나 인도의 글자와도 판이한 히브리어 글자이다. 그리고 이 석상 왼편 아랫부분에는 이 석상을 만든 사람의 이름인 듯한 한자 두 개가 음각이 아닌 방법으로 파인 것이 있는데 온전한 한자가 아닌 두 글자이다. 이 석상을 만든 사람이 아마도 한문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도마 석상은 오늘날 근처에 있는 불교의 석상과는 다르게 예술미가 아주 없는 소박한 것이고, 이 석상이 조각된 가야시대는 아직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이었다.

이 도마석상이 있는 왕류리는 고려시대 공민왕이 지 지역을 지나가다 머문 곳이라 하여 왕류리라고 불린 곳이다. 그런데 이 동네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오면서 이 석상 앞에는 제물이나 음식을 갖다 놓고 복을 빈 일이 없었다고 한다. 재래의 미신은 이런 큰 바위나 고목나무 앞에 음식물을 바치고 복을 비는 것이었지만 이 석상 앞에서는 그러한 미신행위가 없었다고 한다.

이 도마석상이 조각된 연대를 알 수 없지만, 이 석상은 불교적인 조각품이 아니며 히브리 문자가 신라시대 이후로 한반도의 어느 왕조의 문헌에도 소개된 바가 없고 다른 어느 곳에도 히브리 문자가 나타난 곳이 없이 오직 이 석상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이 석상은 가야시대의 것이라고 감히 단정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석상이 발견된 후 영남의 기독교 역사학자들이 가야시대의 기독교 전래 흔적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시작하였다. 사도 도마가 어떻게 극동의 가야에까지 와서 선교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 책의 초대교회편 제8장 5절에서 언급된 대로 인도에 왔던 도마가 중국에까지 가서 선교하여 하늘나라가 그곳에 전파되었다고 하는 초대 시리아 교회의 기도문이 있다. 물론 도마가 과연 중국까지 갔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16세기 천주교 예수회 초대선교사 쟈비에르가 인도에 가서 선교하다가 그곳에 와 있던 일본인의 안내로 일본에 가서 선교하고 중국으로 갔던 일이 있다. 1세기에 인도와 가야국 사이에는 무역으로 국교가 맺어져 있었던 관계로 인도인은 물론 기독교 선교사가 계기만 마련되면 가야에 못 갈 이유가 없었다. 가야국의 건국자 김수로 왕은 인도의 아유타(阿踰陀) 왕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후로 삼았다. 가야국은 당시 제철공업이 발달하여 농기를 비롯한 갖가지 철기물을 생산해서 일본과 인도에 수출하였고, 가야와 인도 사이의 무역선을 위한 당시의 해도(海圖)가 오늘에도 한국해양대학교에 보관되어 있다. 오늘날의 김해는 그 당시에는 바닷가의 무역항구였다.

가야와 인도 사이의 교역으로 양국의 여러가지 문물의 교류도 있었을 것이다. 김해에 있는 김수로 왕의 왕릉 입구의 대문의 상량 한 가운데에 있는 작은 목판의 문장(紋章)의 그림과 꼭 같은 것이 인도의 어느 박물관에 있는 것을 계명대학교의 한 교수가 발견했다고 한다. 이 문장의 그림에는 기독교에서 볼 수 있는 상징이 있는데, 그림의 맨 위 좌우편에는 새 눈처럼 작은 눈이 있고 복부 부분의 한가운데에는 밝은 등대 모양의 그림이 있고 그 양편에는 물고기 한 마리씩이 그 등대를 향해 오고 있는 모습이 있다. 물고기는 기독교에서 초대교회 시대에 그리스도 신자를 뜻하는 것으로 사용됐다. 불교에는 물고기를 상징으로 하는 것이 없다. 그런데 로마의 카타콤의 벽에 물고기 두 마리가 십자가를 향해 헤엄쳐 가는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을 작은 도자기판에 그려서 구워 그림엽서 크기로 만든 것을 로마의 카타콤 매점에서 팔고 있다. 카타콤의 이 그림과 김수로 왕릉의 그 목판의 문장의 그림이 아주 유사하다. 기독교가 일찍 전래된 인도에서 만들어진 문장과 카타콤의 그림과 김수로 왕릉에 있는 문장이 다 같은 기독교 상징물을 그린 것이다.

경산시 자인면 일언동에 한때 보관되어 있던 것으로 높이 60cm, 폭 30cm 크기의 석상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사람이 어린 새끼 양 한 마리를 가슴에 안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두 손을 포개서 가슴에 얹고 기도하는 모습을 조각한 것인데 두상은 떨어져 나가고 없다. 이 두 비석은 가야동이라는 곳에서 개천공사를 하다가 묻혀 있던 것이 발견된 것이라고 한다. 어린 양은 불교의 상징물이 아니며, 불교는 두 손바닥을 합장하여 기도할 뿐 두 손을 포개지는 않는다. 그리하여 이 두 석상은 그리스도교의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경북 고령읍 지산리 뒷산 높은 봉우리에는 크고 작은 고분 104기가 있고 먼 데서 보면 그 고분들은 작은 산봉우리로 보일 만큼 크고 높다. 그 중 가장 큰 고분 안에는 넓은 공간이 있고 죽은 사람들의 뼈가 각각 생전의 신체의 모양대로 놓여 있다. 시체들의 살은 썩어 없어지고 그 자리에 뼈만 고스란히 남아 있고 그 유고들이 어떤 질서를 말해주듯이 놓여 있다. 그래서 이 큰 고분은 가야시대의 왕족이나 귀족 가문 또는 가정의 합장분묘로 생각할 수 있고, 한 가정의 가족의 위계질서를 알아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산봉우리 높은 곳에 이렇게 높고 큰 무덤을 만든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경주의 왕릉고분들은 평지에 있고 그 왕릉들은 이 가야의 왕릉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추측건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님의 최후심판 날의 구세주의 재림을 대망하면서 이 높은 산봉을 묘지로 정한 것은 아닐까?

AD 1세기에 건국된 가야국이 로마제국과 어떤 외교와 교역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경상남도에 있는 박물관 몇 군데에는 로마제국의 문화의 전래를 시사하는 물건들이 전시되고 있다. 진주박물관에는 로마제국의 군대가 사용한 마구(馬具)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것은 동로마제국 시대의 것이라고 한다. 또 술을 따라 마시는 서양의 잔 고배(高杯)가 역시 진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이것은 김해에 있는 조개더미에서 발견된 것으로 AD 1~4세기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그것은 서양에서 가톨릭교회가 성찬식 때 사용하는 성배(聖杯)와 비슷하고, 그 고배의 긴 다리 대각(臺脚)에는 십(十)자형의 구멍이 뚫린 못 형의 투창(透窓) 셋이 있다. 십자형은 다른 기물에서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부산대학교 박물관에는 물건을 얹어놓는 기대(器臺)가 도자기 제품으로 진열되어 있는데 거기에도 십자형의 투창 다섯 개가 있다.

이상의 여러가지 진술은 가야시대에 기독교가 전래된 흔적으로서 추정되는 것들인데 필자가 직접 답사한 것들이고, 가야의 기독교 전래의 흔적을 가야국에 관한 문헌과 여러가지 조각물과 기물들을 연구하여 제시하는 연구가들의 자료가 있지만 지나친 추측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도마석상과 히브리 글자 두 개가 도마의 가야 선교를 암시하는 것이 된다. 만일 사도 도마 자신이 가야에 오지 않았더라도 누군가가 가야에 선교하러 와서 도마의 석상을 남기고 간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만일 도마가 인도에 일찍 갔다면 거기서 그가 가야국에 올 수 있는 길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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