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류’를 유교식으로 해석하면?

연새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연속강좌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 ⓒ이지수 기자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전현식)와 한국문화신학회(회장 이정배)가 공동 주최하는 연속공개강좌 ‘한류, 종교에게 묻다’ 두 번째 강좌가 17일 연세대 신학관에서 열렸다. 이 강좌는 근래 해외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류 현상을 종교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불교, 동학, 유교, 개신교 순으로 발표가 이뤄진다.

17일 강사로는 유교 측에서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가 나섰다. 이 교수를 소개한 한국문화신학회 이정배 회장은 “1년 전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한국교수불자협의회의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 교수가 ‘일본 아이돌과 한국 아이돌은 춤추는 것부터가 다르다’며 그게 다 ‘유학’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며 한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소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류의 원인과 한국의 역할>이라는 강의에서, 한류가 ‘역사의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의 심성과 같은 ‘따뜻한 심성’을 지금 세계인들은 요하고 있으며, 이것은 역사의 순환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 역사가 두 가지 요소로 진행된다고 보았다. 두 요소는 인간의 ‘마음과 몸’, 유교식으로 말하면 ‘음양’이다. 그는 “이 두 요소가 역사를 끌고 가는 견인차”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봄이 오면 훈훈한 역사가 전개되지만, 마음이 너무 뜨거워지면 견디기 어려운 여름이 온다. 그러면 마음을 식히는 가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때는 몸을 챙기는 ‘몸 중심의 시대’다. 이후로 마음은 점점 차가워지다가 얼어붙게 되는데 곧 겨울”이라고 말했다. ‘마음 중심의 시대’를 봄과 여름에, ‘몸 중심의 시대’를 가을과 겨울에 비유하면서, 마치 계절이 순환하듯 두 시대가 번갈아 나타나며 역사가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현 시대를 ‘몸 중심의 시대’라고 분석했다. 지금처럼 물질주의와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시대를 “몸이 곧 물질이므로 물질주의가 되고, 몸에 필요한 것이 돈이므로 자본주의가 된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런 시대에 “사람의 마음은 얼어붙게 된다”며 “자본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너무 하다가 친구가 없고, 외로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 그는 한류의 가치를 역설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이 녹게 된다”며, 한류 열풍은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몸 중심의 시대’에서 ‘마음 중심 시대’로 넘어가는 역사 전환기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그는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정(情)이 많고 마음이 따뜻했다. 이런 정서가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에 녹아 있다. 어떤 외국의 자폐증 환자는 드라마 ‘대장금’을 일흔 번 본 뒤 자폐증이 나았다는 보고도 있다”며 “이러한 것이 오늘날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근본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역사의) 흐름을 읽는 사람은 한류 붐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따뜻한 마음의 시대가 오고 있는 신호탄임을 안다”며 “이 시대는 전통적으로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즉 한국인들이 선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한편 이번 연속공개강좌는 오는 24일(목) 기독교 측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의 발표 ‘한류와 기독교’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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