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신년사]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믿어주는 자, 마음에 들어 뽑아 세운 나의 종이다. 그는 나의 영을 받아 뭇 민족에게 바른 인생길을 펴주리라. 그는 소리치거나 고함을 지르지 않아 밖에서 그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버리지 아니하고, 심지가 깜박거린다 하여 등불을 꺼버리지 아니하며, 성실하게 바른 인생길만 펴리라. 그는 기가 꺾여 용기를 잃는 일 없이 끝까지 바른 인생길을 세상에 펴리라. 바닷가에 사는 주민들도 그의 가르침을 기다린다.” (이사야 42:1~4)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온 누리에 풍성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1년 한 해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섭리하심을 고백하게 됩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빚어진 구제역 사태는 무분별한 가축의 살처분으로 이어졌고,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은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치닫게 하였습니다. 특별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앞으로 남북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안겨주었고, 무엇보다 북한의 정세변화와는 상관없이 화해와 상생, 평화를 구축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2012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 안에 깊이 뿌리박힌 이념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남과 북의 갈등,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과 분열의 골이 메워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한국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를 준비해 나가는 과정 가운데 어떻게 일치와 연합을 이루어 나갈 것인지 시험대 위에 서 있습니다. WCC 총회를 준비하며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상 가운데 하나됨의 가치를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본회 제60회 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입니다. 무엇보다 2012년 한 해 동안 하나님의 생명, 정의, 평화의 가치가 이 땅위에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그 누구도 다른 생명을 해할 권리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고 다른 생명을 해하는 것은 죄입니다. 2012년 생태정의가 이 땅위에 올바르게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일에 모두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입니다. 사회적 약자라 불리우는 노숙인들, 비정규직, 외국인노동자들, 한미 FTA 인준으로 인해 고통받는 농축산가에 종사하는 사람들,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정의는 철저하게 약자들의 편에 서서 세워져야 합니다.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들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모두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평화는 전쟁이나 갈등이 없이 평온한 상태를 뜻합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한반도 상황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하여 정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또한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금도 자신들의 삶을 포기하고 투쟁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에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기를 소망합니다. 일방적인 공사 강행보다는 평화의 가치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회의 성숙을 위해 만들어진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은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며 교회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교회가 성장에 걸맞는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한국교회에 주어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이제 한마음으로 총회 준비를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연세대학교 정관 개정의 문제는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라 세워진 학교이기 때문에 교단 파송 이사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기독교 이기주의에 의한 주장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관개정과 관련하여 단 한 번만이라도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교단과 협의하거나 논의의 과정을 갖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정했다는 것이고, 이렇게 한 의도가 결국 연세대학교를 사유화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모든 힘을 모아 대응할 것입니다.
우리는 쉽지 않은 국내외적 여건 속에서 2012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희망으로 출발할 수 있는 것은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섭리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믿음과 기도가 절실한 때입니다. 이 거룩한 길에 기쁨으로 동참하는 한국 교회와 사회 위에 소망의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대표회장 신년사]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를 맞아 하나님의 영원하고 무한하신 축복과 은혜가 대한민국 45,000 교회와 1200만 성도뿐만 아니라 2000만 북녘 땅의 우리 동포들과 해외에 흩어져 있는 모든 한민족 위에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볼 때에, 인간적으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한계에 부딪혀 낙담하고 비통해한 순간들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그 모든 수고를 기억하시고 눈물을 닦으시며, 종국에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함께하실 줄을 믿습니다.
한국교회는 지나온 120여년의 시간 동안 하나님의 전적인 역사하심으로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일궜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롭게 맞이하는 2012년, 우리 한국교회에는 중차대한 역사적 사명과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먼저 대내적으로는 교회의 교회됨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는 현재의 한국교회가 당면한 모든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이며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말씀과 기도로, 성경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거나, 복음의 전파에 지장을 주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2014년 서울에서 열리는 WEA(세계복음연맹)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한국교회의 영적 성숙과 세계화를 도모하고,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도 제고할 수 있도록 온 교회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준비해나가야 합니다.
대외적으로도 한반도의 평화·복음 통일, 올바른 가치관 확립, 갈등 해소, 소외된 이웃 돕기, 저출산 문제 해결, 재개발지역 교회 대책 마련 등 너무나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가 격동하고 있는 이 때, 교회가 방향타가 되어 이 민족을 선한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이 모든 일에 중차대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책임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들과 지도자들은 이 한기총이 더욱 굳건히 서서 맡은 바 책무를 다함으로 교회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