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지난 해 10월 27일 갑작스럽게 처리된 연세대 법인 이사회 정관 개악 사태의 진실을 알리고자 1인 시위를 시작합니다.
2. 연세대학교는 구한말 선교사들의 헌신에 의해 세워진 사학입니다. ‘진리와 자유정신을 체득한 기독교적 지도자 양성을 위주하여 기독교 교의에 조화하고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에 의거한 고등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라는 건교 이념은 절대 변경할 수 없는 조항이라고 법인 이사회 정관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3. 우리나라의 많은 사학이 설립자 가족 위주의 폐쇄된 이사회를 구성함으로써 문제점을 지니고 있기에 사학법을 개정하여 이사 정수의 1/4을 개방하도록 하였지만, 연세대학교는 이미 이사 정수 12명 중 6명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교사들의 후예로서 학교 설립에 지대한 공헌을 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이 한 명씩 이사를 추천하고 위 교단 인사 중 2명을 이사회가 추천하여 학교 창립 이념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4. 이번 연세대 이사회 정관 개악은 절차에서부터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사회 안건 중 가장 중요한 이사 구성에 관한 안건을 이사들에게 미리 고지하지도 않은 채 즉석에서 기타 안건으로 처리한 것입니다. 물론 설립자 자격을 지닌 위 협력 교단과는 일체의 상의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정관을 고칠 당시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대한성공회 파송 이사는 3년 이상 동안 배제한 채 12명 중 9명의 이사만으로 위와 같은 폭거를 단행한 것입니다.
5. 연세대 이사회가 바꾼 정관에 따르면 4명을 기독교계 인사로 구성하기 때문에 기독교계 이사를 6명에서 4명으로 축소한 것일 뿐이라고 강변하지만 이것은 정말 ‘눈 가리고 아웅’입니다. 이는 4개 교단이 가지고 있던 기독교계 인사에 대한 추천권을 박탈하고 이사회가 독점 한 것입니다. 이사회가 추천 하는 기독교계 인사란 실상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기에 협력 교단은 이사 추천 권한을 빼앗긴 것입니다.
6. 정관 개정의 절차와 적법성을 감독해야 할 교육과학기술부는 10월 28일(금)에 신청한 정관 개정 요청을 단 3일 만인 11월 1일(화)에 즉각 승인해주었습니다. 이것은 문구 수정 등 단순한 내용의 정관 개정 요청 건을 포함해도 평균 20일 정도 걸리는 개정 승인 기간과 뚜렷이 비교되며, 더군다나 내용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처럼 빠른 승인 기간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유를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7. 이 모든 비상식적인 현상의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1997년부터 16년째 이사장직을 독점하고 있는 조선일보 상임고문 방우영씨가 연세대를 사유화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연세대 이사회에서 방우영씨의 독단과 전횡이 일상적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 정관 개악은 방우영씨가 연세대를 마음대로 운영하는데 마지막 걸림돌이 되는 설립자 몫의 기독교계 이사들을 제거하고 실질적으로 사유화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 사건입니다.
8. 우리는 이러한 진실을 알리고 연세대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유정성 목사를 필두로 1인 시위를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연세대 이사회는 학교 창립 이념을 부정하는 정관 개악을 스스로 취소하고 원래대로 되돌려놓아야 합니다.
2) 1년째 연세대 이사장직을 독점하면서 이번 사태를 일으켜서 연세대 사유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 상임고문 방우영 이사장은 즉시 퇴진하기 바랍니다.
3) 연세대 이사회 정관 개악을 관리 감독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승인해 준 교육과학기술부는 정관 승인을 취소하고 사과하기 바랍니다.
2012년 1월 1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 장 김 종 훈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