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는 독일의 대학에서 이슬람 신학과가 공식적으로 개설돼 학부생 36명이 모집됐으나 보수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슬람 신학과 개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반대한 독일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보수주의 세력과 싸우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 정부는 오히려 이 학과의 졸업생들이 독학으로 양성된 `혐오감 전파자'들을 완화하는 해독제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네테 샤반 교육부 장관은 이슬람 신학과 개설식에 참석해 "인구의 5%에 이르는 무슬림의 통합을 위한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가톨릭 신학을 전공한 샤반 장관은 이슬람 종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학교 위상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하면서 "독일은 이슬람 신학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수업은 독일어로 진행되지면 코란의 언어인 아랍어는 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대학 등록금이 전액 무료인 독일 튀빙겐 대학은 이미 유럽에서 기독교 신학을 주도하는 중심 역할을 해 왔다.
독일은 이미 이슬람 연구 부서를 개설해 종교에 대한 학문적 관점을 가르쳐 왔으나 교수들이 직접 이슬람 신앙에 대해 가르치는 고급 교육 기관은 아니었다.
한편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이슬람도 이제 독일에 속해 있다"고 말함으로써 보수층들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같은 해 틸로 자라친 중앙은행전 이사가 이슬람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저서인 '독일이 자멸하고 있다'를 발간해 100만권 이상 판매하는 등 독일 내 반 이슬람 정서가 적지 않다.
이슬람 신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이슬람교를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일할 계획이다. 튀빙겐 대학의 이슬람 신학과는 4년 학부과정을 거치며 지난 해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