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기총-NCCK의 결합에 진보·보수 교회 지도자들 견해는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 연합운동 실태 진단

보수, 진보를 초월한 목회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미래목회포럼(대표회장 정성진 목사)이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현실을 진단하는 대토론회를 가졌다.

▲강남교회 전병금 목사. ⓒ베리타스 DB

23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에서 있었던 이날 토론회에는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CBS 이사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윤희구 목사(한국장로교연합회 대표회장), 박영률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총무) 등 보수, 진보 교계 인사들이 패널로 참여했는데 이날 논쟁의 중심 주제로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는 양대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영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이하 한기총)의 연합운동 실태 그리고 두 연합기구의 ‘하나 됨’ 등이 다뤄져 이목을 끌었다.

전병금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을 ‘교회 분쟁’으로 꼽았으며 교파가 갈리는 것에 따른 신학교의 난립이 목회자의 자질 및 인격 수준을 떨어뜨려 각종 사회적 문제들을 양산해 내는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교회 양대기구인 한기총-NCCK가 과거 전자는 교회 성장을, 후자는 민주화 운동을 펼침으로써 각 시대적 역할을 잘 감당했다는 데 주목, 두 기구가 한 지붕 체제로 가게 될 때 한국교회가 새로운 부흥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 목사의 말이 마치기가 무섭게 발언권을 얻은 박영률 목사는 한기총-NCCK의 ‘하나 됨’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신앙적, 신학적 정체성을 속이면서까지 하나 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박 목사는 "오히려 하나의 권력기관이 나오게 될 경우 국가권력과 밀착돼 더 부패할 우려가 크다"라며 "사회도 그렇듯이 교회에도 보수, 진보가 있어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영률 목사. ⓒ베리타스 DB

그는 특히 "보수와 진보는 신학적 정체성이 저마다 다른데 다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의미가 있으며 서로 건전하게 협력을 도모하면 되는 것"이라며 "마치 독수리가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를 펼치며 날 듯이 그렇게 힘있게 날려면 진보라는 날개와 보수라는 날개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정성진 목사가 다시 반박을 가했다. 정 목사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견제하며 협력 발전을 꾀한다면 좋겠으나 현재 우리 한국교회 실태는 서로를 원수시 하는 것이 문제"라며 "물론 화학적 결합은 어려울 것이나 한 지붕 두 가족이라도 하나를 지향하는 쪽으로 가는게 성서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더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목사는 "(두 연합기구가 하나 될 시)양다리를 걸치는 솔직하고 정직하지 못한 지도자들이 난립이 되면 오히려 교회 연합 운동에 더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으나 전 목사는 "오히려 양다리를 걸치는 교단, 교회 지도자들이 양쪽에서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기에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 ⓒ베리타스 DB

한편,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한 실천적 방안들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성진 목사는 목회자들의 ‘청빈 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교인들이 깨끗하게 벌어서 부자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하겠으나, 목회자만큼은 교회를 크게 운영할지라도 검소하고, 가난하게 살 마음의 준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형교회 목회한다고 고급 승용차 타고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만드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희구 목사는 "각 교단 및 연합기구에서 목회자 윤리위원회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등 제도적 차원에서 목회자의 윤리 의식, 도덕 의식을 제고할 때 보다 실효성이 있는 대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각각의 현안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던 패널들은 한국교회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모색에 앞서 전제 되어야 할 것으로 "목회자들의 대오각성과 총체적 회개"라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주제 발제를 한 감신대 이덕주 교수도 "교회가 거룩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 회복의 자리는 십자가의 재발견에 있다"라며 "한국교회 새로운 연합운동의 기반은 교회가 십자가를 회복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교회 내 웰빙 문화가 사라지고, 목회자들의 고급 승용차가 부끄러워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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