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법 그리고 국민을 무시한 두 지도자
국가의 미래를 농단하는 국가조찬기도회 중단해야
지난 3월 8일 제44회 국가조찬기도회가 개최되었다.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위반 논란의 대표적인 행사인 국가조찬기도회는 장로대통령의 집권으로 더욱 국민적 관심거리가 되어 왔다.
서울시장 당시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한다고 해 논란이 되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해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무릎기도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번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를 맡은 오정현 목사는 대법원 앞에 2100억 규모의 초대형 사랑의교회를 건축하면서 특혜의혹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오 목사는 그의 설교에서 짧은 개신교 역사를 강조하며 유구한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반만년의 역사를 폄훼하고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종교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종교인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오목사는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대통령이 위기에 처해 있으니 개신교인들이 단결하여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의 인사말에서 국가수반의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갈등의 진원지가 대통령 자신이기에 드러내놓고 개신교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 제헌국회를 기도로 시작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은 몰역사적인 헌법부정 행위에 다름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성경을 가슴에 품고 등장하였다. 본 연구원이 지난 3월 5일 발표한 정교분리 시민의식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은 헌법에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준수해야한다고 했다. 이러한 국민들의 뜻을 보란 듯이 외면한 것이다.
한편, 이번 국가조찬기도회는 또 다른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목사가 자의든 타의든 설교자로 선정된 후 국가조찬기도회를 이용하여 대통령과의 유대를 공공연히 과시하고 위법한 교회건축을 무마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예년과 달리 설교를 맡은 오목사의 사랑의 교회가 대거 행사에 참여하였다는 사실이 그 반증이다. 심지어는 사랑의교회 신도들을 모아 놓고
국가조찬기도회 리허설 예배를 하는 웃지 못 할 촌극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본 연구원은 지난 6일 ‘사랑의교회 신축과정의 문제점과 정교분리 원칙’과 ‘국가조찬기도회의 헌법적 문제’라는 주제로 정교분리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단순한 우연일까. 오목사를 설교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국가조찬기도회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교단 안배와 활발한 교계 활동’ 때문이라고 했지만, 위법한 교회 건축 추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교회의 담임목사를 설교자로 선정한 것은 결과적으로 부적절했다.
두 지도자의 지도자답지 못한 행동은 정교유착의 형태로 나타나고 이는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국가조찬기도회가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헌법을 위배한 것도 모자라, 종교가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교세를 확장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국가조찬기도회가 국가의 미래를 농단하는 상황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 국가조찬기도회를 멈추어야 한다.
2012. 3. 9
종교자유정책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