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제3의 연합기구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비대위의 주축으로 활동했던 예장통합과 백석이 나란히 출범을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연합회’(이하 한교연) 모임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석의 유중선 총회장이 한교연 설립총회 임시의장을 맡지 않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장통합 박위근 총회장은 한교연의 대표회장 선거 과정을 도맡는 자리인 선거관리위원장직을 사임했다.
한기총에 발을 담그면서 그간 장외투쟁을 이어온 이들 두 교단들 중 예장통합은 한기총에 대해 행정보류 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백석은 얼마 전 임원회를 거쳐 한기총과 비대위 사이에서 중립을 선언키로 했다.
비대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교단들이 이처럼 한발, 두발 물러서자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타 교단 인사들 역시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가닥을 못잡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관계자들은 13일 열릴 예정이었던 한교연 설립총회를 일단 29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예장통합 등 비대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교단들이 제3의 연합기구 설립에 적극 개입을 못하는 이유로는 중·대형교단으로서 ‘한기총 분열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의식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집행부를 지지하는 교단들이 "명분 없음"을 들어 ‘한교연’ 출범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도 크게 작용한 듯 하다. 한기총 소속 69개 교단 중 58개 교단들은 12일 낸 성명에서 한기총 현 집행부를 지지하는 한편, ‘한교연’ 출범에 "한국교회 앞에 공론화되지 않은 유령단체로 개인의 명예와 교권욕에 눈이 어둔 일부 인사들에 의해 주도되는 불법 단체이고, 한국교회 분열의 주범들로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비대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예장통합측에 대해 "오는 9월 총회에서 과연 불법단체로 조직한 이들의 개인적인 불만을 총대들이 승인할 수 있겠느냐"며 "만의 하나 통합측이 이를 허락한다면 1959년 WCC 가입문제로 장로교가 분열되었던 과거의 아픔을 또 한번 재연하는 분열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