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올곧은 양심의 스승 장공 김재준을 기리며…”

22일 장공 김재준 목사 22주기 추모예배 열려

▲ 22일 서울 수유리 성북교회에서 장공 김재준 목사 22주기 추모예배가 열렸다 ⓒ베리타스

22일 장공(長空) 김재준 목사 22주기 추모예배가 열렸다. 소천한지 벌써 22년이 지났지만 ‘예’할때 ‘예’하고 ‘아니오’할때 ‘아니오’라고 했던 장공의 예언자적 정신 만큼은 그를 추모하려고 자리를 메운 1백여 명의 참석자들의 마음 속에 살아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 수유리 성북교회(담임 육순종 목사)에서 열린 이날 추모예배에서 김종택 목사(발음교회 명예목사)가 설교를, 서광선 목사(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추모사를 맡았다.

추모예배는 고 김재준 목사의 정신을 계승해 그 삶을 따르려는 참석자들의 추모기도로 시작됐다. “사랑의 하나님. 장공 김재준 목사님을 추모하고 기리는 이 자리에 함께하셔서 이 예배를 받아 주시고, 장공 김재준 목사님의 삶과 정신을 이어 살기로 다시 한번 결단하는 우리에게 큰 은혜를 내려 주옵소서. 아멘”

이어 강단에 오른 김종택 목사는 ‘스승의 눈물과 사랑’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고 김재준 목사가 일생에 뿌린 눈물과 사랑의 메시지를 곱씹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처럼 초자연적 능력은 없더라도 저마다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것을 갖고 있다”는 장공의 말을 인용한 김 목사는 “지금 이 시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것들로 이웃을 섬기고, 봉사하며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또 “장공 선생은 약자들을 돌보기를 내 몸 같이 했다”며 “그 사랑의 정신을 계승해 우리들도 역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랑의 삶을 살자”고 했다.

▲ 서광선 목사 ⓒ베리타스

추모사는 기독교장로회 소속도 아니며, 그렇다고 한신 출신도 아닌 겉으로 보기엔 장공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한 목회자가 낭독했다. 서광선 목사.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목회자이자 교수였다.

“장공 선생님의 그 많은 기라성 같은 제자들의 반열에 끼지도 못하며 선생님과 아무런 연고를 찾을 길이 없는 자가 이 자리에 서서 추모사를 전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말문을 연 그는 장공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 첫 만남은 서 목사의 남은 인생을 결정 짓는 장공의 뼈있는 한 마디로 시작됐다고 한다. “자유로운 신학을 배웠다고 들었네. 배운대로만 말하고, 배운대로 가르치게. 신념을 굳히지 말고, 소신대로 잘해보게나” 이런 장공의 말에 주변에 앉아 있던 그의 동료들은 “(1969년 당시 반독재 투쟁하던 때)목사님처럼 불행하게 살라고 하시는 말씀이냐”고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어조로 말했다.

회고를 끝낸 서 목사는 “그 때 장공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뼈가 되고, 살이 된 말씀이었다”며 “말씀대로 배운 것을 말하고, 전하고 가르치면서도 불행에 빠지지 않고, 이렇게 추모사까지 전하게 된 것은 (김재준)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서 목사는 장공의 추모사업으로 ▲ 장공 김재준 목사가 살아 생전에 집필 활동을 했던 ‘제3일’의 복간 ▲ 1953년 4월 24일 대구 서문교회에서 파면당한 김재준 목사의 목사직 복직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과 한국기독교장로회와의 통합 추진 등을 제안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편, 추모예배 후엔 (사)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 2009년도 정기총회가 열렸으며 지난해 사업보고 및 올해 예산안이 이견없이 통과됐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선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들을 대체할 신임원으로 안상임 목사(한신대 여동문회), 서정소 목사(인천교회) 등이 각각 부이사장, 이사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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