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김문수 교회지도자들에 119, “이승만 동상 세우겠다”

교회지도자 조찬포럼서 대선후보로서 정책 소신 밝혀

▲28일 오전 7시 서울팔레스호텔에서 한국교회지도자 조찬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대선 주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초청돼 패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리타스

1~2%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대선 후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8일 아침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교회지도자 조찬포럼에서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119를 쳤다. 포럼은 패널들의 질의와 김 지사의 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우리나라의 개화 이후의 근대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김 지사는 "광화문광장에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고 싶다"며 "혹자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하고 있다고 할 줄 모른다. 그러나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은 되고 왜 대한민국 대통령은 안 되느냐 말이다. 고구려도, 조선도 아닌 대한민국이 위대한 역사를 써왔고 그 중심에 역대 대통령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근대화, 민주화에 "기독교가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나라의 지도자인 "이승만 대통령도 기독교에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도 빠트리지 않았다.

특히 김 지사는 "이승만 대통령 재임시기 4.19 혁명이 있었고, 무고한 학생들이 죽임을 당하기까지 했다"면서도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이 없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이순신과 세종대왕 동상 옆에 '이승만' 동상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통일 비용 등)돈도 돈이지만 분단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사랑 밖에 없다"라며 "돈을 수십조원 가지고 있으면 뭘 하나. 베풀 마음이 없으면 안되는 것이다. 통일 문제는 사랑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패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베리타스

또 통일 정책에 있어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통일 정책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안보 및 외교적 차원" 그리고 "대북 교류와 협력·개혁 개방" 등을 꼽은 그는 전자는 "지금 정부가" 후자는 "햇볕정책"이 지지하는 방식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저는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며 "만약 대통령이 되면 금강산 관광을 다시 열고, 개성공단과 같은 것들도 더 많이 만들 것이다. 더불어 국방력도 함께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최근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종북’ 문제에 대해선 "진짜 간첩이나 종북주의자들은 오히려 친북적 성향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며 "그러니 이 사람이 종북이다 저 사람이 종북이다 섣불리 말해선 안 된다. 그것은 검찰이나 경찰 등 전문적인 공안 기관에 맡겨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런 기관들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광훈 목사, 이억주 목사 등 보수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이들이 패널들로 참여해서인지 빈부 양극화 문제, 민생 안정 등 생활 문제에 관한 견해를 묻는 일은 뒷전으로 미뤄진 감이 없지 않았다. 그 대신 시종일관 ‘종북’이니 ‘좌파’니 하는 색깔론에 무게추가 기울었다. 당초 사회자 박원영 목사(한국교회지도자 조찬기도포럼 사무총장)가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입장에서 포럼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으나 그 같은 취지와는 상반된 양상으로 포럼이 전개된 것이다.

일례로 김 지사가 포럼 중간에 "한국교회야말로 보수의 보루" "(대한민국의 역사가 있게 한)맥아더 동상을 끌어내려야 옳은 일이냐" "남남갈등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실로 크다"라고 말하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반공정신으로 중무장한 주요 교계 인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와 함께 도를 넘어선 열띤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던 당초 의도와도 거리가 멀었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얼마 전 있었던 119 전화 논란에서 보여준 권위주의적 태도 그리고 춘향전 비하 발언 등으로 인해 젊은층에 희화화되어 정치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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