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목회자 납세 공청회, 정부측 “종교인들 납세했으면…”

정부, 8월 큰 틀에서 목회자 납세 명확히 하기로

▲정정훈 과장이 발제하고 있다. ⓒ베리타스
목회자 납세 문제를 둘러싼 공청회가 열렸다. 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회자납세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공청회에는 목회자 납세에 관한한 목회자들의 찬, 반 양측의 입장 뿐 아니라, 정부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이날 정부측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정정훈 과장(기획재정부 세제실)은 "성직자들도 세금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올해 8월에 세법 개정을 발표한다. 이 때 구체적 시기나 방법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목회자 납세가 바람직하다는 큰 틀에서 납세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종교인에게 납세 '의무'만 있지 '혜택'이 없다면 조세 정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성실히 의무를 이행하면 그만큼 혜택은 따라오는 것"이라며 "향후 기독교, 불교 등 각 종단의 제안 사항을 귀담아 듣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특히 종교인의 납세에 따라 각종 지원도 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직자가 근로자로 분류되어 근로소득세를 내는 등 종교인의 특수성이 납세 문제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현재 목회자 납세는 종교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근로소득세로 분류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목회자 납세를 기본으로 하되 비과세 신설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끝으로 "납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종단과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으며,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통해 납세 문제를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억주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베리타스

이날 공청회에서 목회자 납세 찬성 입장에서 발제를 맡은 박원호 목사(주님의교회)는 "목사로서는 무엇보다 특권층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이런 면에서 목회자의 과세는 도리어 사명을 감당하는 충실한 통로이다. 이는 결코 가이사의 권세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세상에 참여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 납세 반대 입장에 선 이억주 목사(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칼빈대 교수)는 "조세정의 차원에서의 목회자 납세는 찬성하지만 목회자들 대부분이 사회적 빈민에 속하는 만큼 경제정의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특히 "아마도 세금을 낼 수 있는 목회자는 한국교회 전체 목회자 6만명 가운데 2만명 정도 뿐"이라며 "세금을 낼 경우에도 목회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 소득세 개념이 아니라 별도의 과세 항목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질의 응답 순서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전 총무 윤길수 목사의 질문이 돋보였다. 윤 목사는 "정부가 무기를 구매하는데 수조원을 쓴다는데 그런 곳에 목회자들의, 종교인들의 세금이 쓰여져서 되겠느냐"며 "목회자들이 낸 세금만이라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용에 쓰이게 할 수는 없냐"고 자리를 함께 한 정 과장에게 물었다. 

이에 정 과장은 "이론적으로는(법 제도 개혁 등)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며 "교육세나 농어촌특별세 등은 해당 과목에 수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지만 종교인으로부터 걷어 들일 세금은 그 정도의 규모가 아니다. 종교인들의 소득세를 구분해서 특정 목적에 부합하게 쓰자는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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