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
김 목사는 페북글 서두에서 1978년 장로회신학대학 신대원을 졸업할 때, 자신의 졸업논문이 다름 아닌 ‘칼빈주의 예정론 비판’이었음을 확인했다. 김 목사는 "당시는 저희 통합측에서도 칼빈의 예정론을 비판한다는 것은 정말 생사(?)를 걸어야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시 지도교수였던 고 이종성 박사를 한 번도 찾지 않았음을 회고하며 "퇴교는 몰라도 낙제는 각오했었지만 졸업우수 논문상을 받았는데 상을 받은 것도 기뻤지만 양심적 비판에 비난받지 않은 것이 기뻤고 그런 우리 교단이 감사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칼빈주의의 대표 사상이 ‘예정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보다는 "칼빈주의의 핵심은 ‘전적인 무능력의 교리’"라고 했다. 칼빈주의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던 알미니우스, 에라스무스 같은 이들이 인간의 전적 무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에게도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을 권리와 능력으로 이해, 구원에 있어서도 인간의 역할이 있다고 주장한 데에 따른 반박 차원에서 칼빈의 예정론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김 목사는 "사람에게는 회개하고 하나님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며 "회개해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죄를 지은 인간이 회개를 한 것을 능력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회개는 능력이 아니라 책임과 도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회개하고 하나님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구원의 능력으로 이해하지 아니하고 멸망의 책임으로 이해했다"고 말했으며, 인간의 자유 의지가 권리요 능력의 영역이 있는 게 아니라 책임과 도리의 영역에 속한다는 주장도 보탰다.
김 목사는 "예정론은 자유를 책임의 개념으로 이해하지 아니하고 능력의 개념으로 이해해 생긴 오류"라며 "자유를 능력의 개념으로 만 이해하니 능력이 없으니 자유도 없고 인간에게는 자유가 없으니 모든 것은 다 하나님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는 예정론을 주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칼빈의 ‘예정론’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점도 꼽으며 자신의 주장을 곁들였다. 김 목사는 먼저 "제가 생각할 때 예정론의 치명적인 문제는 구원의 능력이 전적으로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데는 유리하나 멸망의 책임도 결국 하나님이 지셔야만 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에 "저는 전적인 무능력을 믿는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칼반주의자이나 예정론은 믿지 않는다"라고 역설하며 ‘예정론’ 다르게 보기를 시도하며 "인간은 구원에 관한 한 전적으로 무능력하다. 구원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요 능력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값없이 받는 하나님의 은혜다. 그러나 멸망의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다"고 부연했다. 하나님이 구원의 기회를 주셨음에도 또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밖에 ‘예정론’을 지나치게 신봉하는 이들을 향해 "칼빈주의자들은 스스로는 신본주의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사람을 인본주의자라고 생각하고 함부로 비판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지나친 칼빈주의자들이 인본주의자"라는 독설을 날렸다. 칼빈도 하나님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주장이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35년이 지난 논문이지만 지금 다시 쓰래도 거의 보사하듯 쓸 수 있다"면서도 "사실 예정론 아직도 재미있지만 솔직히 저는 요즘 그물리라가 더 재미있다"며 '예정론' 논쟁 보다 어려운 이웃에 십원 한 푼 돕는 것에 더 관심이 가 있다는 것을 둘러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