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개의 문>, 거짓 복음에 영혼을 팔 것인가?!”

구미정 교수, 주간기독교서 <두개의 문> 리뷰

▲<두개의 문> 영화포스터.
역대 독립영화 중 파란을 일으키며 6만 관객을 동원, 웰메이드 작품으로 초대박을 터뜨린 <두개의 문>. 영화의 제목을 반영하듯 이 영화는 ‘용산참사’ 현장을 재현, 관객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뒤 둘 중 어떤 문을 열 것인가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관객들의 시선을 분초를 다투는 긴박했던 ‘용산참사’ 현장으로 모으는 이 영화는 철거민들 뿐 아니라 진압 당사자인 경찰 특공대마저 피해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모순된 현실을 폭로한다. 그러면서 승자도 패자도 없이 피차간 피해자만 양산해 내는 공권력의 구조적 횡포를 들춰내기에 이른다.

또 공권력의 횡포 속에 두 눈을 질끈 감고 모른 척하는 게 옳은지, 아니면 공권력의 횡포에 어떤 방식으로든 저항하는 게 옳은지 선택할 것을 관객들의 몫으로 넘긴다. 

이러한 결단을 촉구하는 영화가 신앙의 여정을 걷는 이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구미정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는 주간기독교 8월호에서 <두개의 문>에 대해 신학적 의미를 부여, 신앙 성찰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강도 만나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나그네를 보고도 피하여 지나간 제사장과 레위인이 바로 나였다"며 구 교수는 이 영화를 관람하게 된 계기가 일종의 ‘부채의식’ 나아가 ‘죄의식’이었음을 설명했다.

구 교수는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숨지던 바로 그 시각에, 마치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혹은 그런 일은 다만 ‘그들’의 일일 뿐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편리하게 살인을 외면하고 방조한 나 같은 사람들에게 <두개의 문>은 일종의 고해성사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영화는 끊임없이 그 때 너는 어디에 있었냐고, 이 끔찍한 참사는 누구/무엇 때문이냐고 질문한다"고 말했다.

▲구미정 숭실대 교수 ⓒ베리타스 DB

그러면서 구 교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자기 안에 도사리고 있는 소시민적 근성, 부정하려야 할 수 없는 나약함과 비겁함을 마주 대하는 일은 그리하여 차라리 고문인데 어쩌면 그 지점에서 적나라하게 정직한 것이 죄 사함과 구원의 시발점인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2009년 무렵, ‘뉴타운’ 귀신에 씌어 있던 당시 사회상을 잠시 언급한 구 교수는 이어 "뉴타운 정책의 수혜자들은 횡재에 눈이 가렸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그런 맹목적인 이기심과 질투심의 산물이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의 말은 모두가 듣고 싶었던 ‘복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 교수는 "한데 그것이 어찌 모두를 위한 ‘복음’이었겠느냐"며 "낙후된 기성 시가지의 주거환경을 정비하겠다며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광역시에서 선심 쓰듯이 호기롭게 시행된 뉴타운 사업은 철저히 극소수의 아파트 개발업주들과 투기꾼들의 배만 불렸다"고 지적했다,

‘두 개의 선택’이란 제목의 이 기고글에서 구 교수는 끝으로 "이 진실을 일깨우는 <두개의 문>은 결국 우리 앞에 놓인 두 개의 선택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겠다"면서 "하나는 진실을 외면한 채 여전히 거짓복음에 자신의 영혼을 파는 것이고, 또 하나는 헛된 망상에서 깨어나 참된 복음에 새로이 눈을 뜨는 것"이라고 말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