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6일
군의문사 유가족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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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육해공군과 전의경, 경비교도대 등에 복무하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가족을 둔 유가족들입니다. 2005년 군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우리 군의문사 유가족들은 국회 문턱이 닳도록 국회 정문을 드나들며 때로는 통곡으로 때로는 분노로 국회와 국민들께 호소했습니다. 그 결과 대통령소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했고 600건의 군의문사 사건들이 진정되어 길게는 수십년 암흑 속에 묻혀 있던 우리 자식들, 남편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부족한 인원과 철옹성 같은 군의 비협조속에 겨우 353건의 사건이 종결되었을 뿐입니다. 247건의 사건이 아직도 조사와 심의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군의문사위의 활동 기한을 연장하고 부족했던 것들을 보완하여 끝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야할 시기이지 범정 기한이 다 되었다고 폐지할 때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올 연말 폐지시키고 잔여 사건들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 이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우리들은 참으로 암담한 심정이었습니다. 군부대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헌병대에 무시당하고 때론 협박을 당하면서도 오직 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고 죽지 못해 하루하루 연명해 온 우리 유가족들입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달라고 신문지 한 장 깔고 아스팔트위에서 보낸 세월이 얼마인데, 조사도 절반 밖에 하지 못하고 법ㆍ제도 개선에 대한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이렇게 허무하게 문을 닫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것은 우리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우리 자식들은 나라가 불러서 군대에 갔습니다. 나라가 우리 자식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신성하다고 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복무하던 중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아이들의 죽음이 이렇게 홀대받을 죽음이 아니란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죽음의 진실이 남김없이 밝혀질 수 있도록 살펴주십시오.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여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또 다시 냉기 흐르는 어둠속으로 밀어내지 말아 주십시오. 정부와 한나라당이 일관되게 말하는 실용과 효율이라는 면에 있어서도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이 끝까지 마무리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기억해주십시오. 우리 군의문사 유가족들은 군의문사위원회의 연장을 위해 생계도, 집안일도 뒤로 하고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님들도 자식이 있으시고 군에 간 아들도 있을 터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이 호소가 ‘떼쓰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하루 빨리 군의문사위 연장 법안을 통과시켜 주십시오. 부디 우리들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008년 11월 26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