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게’ 지내기로 한 한국교회 보수파의 두 연합기관이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등을 돌리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김요셉, 이하 한교연)은 지난 6일 소모적 이단 논쟁 중지 및 상호 비방 금지를 골자로 하는 합의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7일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위원장 정근두 목사, 이하 바수위)가 전체회의를 열고는 중지하겠다던 이단 논쟁을 계속 강행하기로 결정, 앞선 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 대표회장 간 명예를 걸고 합의한 사항이 손바닥 뒤집듯 번복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바수위의 전체회의에는 삼신론 등 이단 사상으로 한기총과 예장 합동 등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최삼경 씨와 학력 문제로 논란을 빚어 온 박형택 목사가 참석, 바수위의 정체성 및 전문성을 의심케 하기도 했다.
바수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등 8인에 대해 이단성 조사를 강행하기로 했으며, 각각에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전날 발표된 한교연 김요셉 대표회장과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작성한 합의서 내용을 전면 위반한 것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한기총 역시 지난 9일 제23-2차 임시총회를 열고, 한교연 내 불협화음으로 한기총과 한교연의 합의가 사실상 깨진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관계된 자들에 대한 고발을 강행하기로 했다.
한기총 질서확립대책위원회(이하 질서위)는 이날 보고에서 "한교연 대표회장은 단지 개인일 뿐이고 바수위가 한교연을 대표하는 부서인지 묻고 싶다"며 바수위원 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기로 했으며, 임시총회 회원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질서위는 특히 "한기총과 예장 합동에서 ‘삼신론’과 ‘월경잉태론’으로 이단으로 규정된 최삼경 씨가 최근 한교연 사무실을 드나든 사실과 한교연 이대위원으로 거론되기까지 했다는 것은, 오히려 한교연이 이단과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재차 바수위의 정체성을 문제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