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 장준하 선생 유골 검사 결과, 타살 의혹 증폭돼

두개골 흔적에 “외부 가격에 의한 사망” 주장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1975년 8월 17일 사망 당시 변변한 사인 조사 없이 묘지에 묻혀 잠들었던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이 37년 만에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월 1일 나사렛천주교 공원묘지의 장 선생 묘역에서는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이윤성 교수에 의해 검시가 진행됐다.

장 선생의 두개골에는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의 함몰 흔적이 발견됐다. 두개골 오른쪽 귀 뒷 부분에는 지름 6cm 크기로 약 1cm 가량 움푹 들어간 흔적이 있으며, 충격의 세기가 컸던지 이 부위를 중심으로 2차 손상으로 추정되는 45도 각도의 균열이 나 있다.

이 교수는 소견에서 "사망 원인은 머리뼈 골절과 이에 따른 두개내출혈·뇌 손상으로 본다. 머리뼈와 골반 외에는 손상이 없었다"고 썼다. 그의 소견은 장 선생 사망 당시 시신을 검안했던 조철구 박사의 상당 부분 일치했다.

조 박사는 당시 검안 소견서에서 "직접 사망 원인은 우측두 기저부 함몰골절상으로 인한 두개강내 손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고, "두부를 비롯해 외상일 입기 쉬운 견갑부, 주관절부, 수·족관절부 등 돌출부위의 외상이 전혀없는 점으로 보아 넘어지거나 구른 흔적이 없고 후두부 골절부위가 해부학적으로 추락으로 인해 손상당하기 어려운 부위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고 했다.

유골 검사를 의뢰한 (사)장준하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이윤성 교수가 사인이라고 밝힌 두개골 오른쪽 귀 뒤쪽의 함몰모양과 위치는 결코 추락에 의한 함몰이 아니다"라며 "추락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에 사진과 같은 모양의 함몰골절은 결코 생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념사업회측은 이번 검사 결과에 대해 "추락사의 경우, 반드시 있어야 할 골절이 팔, 다리, 갈비뼈, 척추, 목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이는 골반 골절이 추락에 의한 것이 아님을 증면한다"면서 "장준하 선생의 사망 원인은 절대로 추락사가 아니며, 외부적 가격에 의한 사망임을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기념사업회측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즉시 장준하 선생의 사망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진상규명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성동리 장준하 공원에서 고 장 선생의 묘지 이장을 마친 뒤 37주기 추도식을 가졌으며, 이날 민주통합당은 자체적으로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부영 상임고문을 위원장에 임명, 진상 규명에 나선 상태다. 

한편, 고 장 선생은 1953년 월간 종합 교양지 <사상계>를 창간, 정치·경제·문학·사회·철학·문학 등 다방면에 걸쳐 권위 있는 글을 실으며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나 지식인 그리고 재야 정치인의 논설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고취시켰다.

당시 <사상계>의 집필자들로는 대학교수, 종교인, 언론인, 정치인, 문인 등이 활동했으며, 특히 기독교 계통의 종교 사상가 고 함석헌 선생이 유신 독재 정권을 정면 비판한 글 ‘5·16을 어떻게 볼까’를 실어 크게 이슈화 되기도 했다. <사상계>는 개신교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신학자 장공 김재준 목사의 가르침을 받았던 시인 김지하(70)의 ‘오적 五賊’을 실었다는 이유로 1970년 당국으로부터 폐간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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