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 ⓒ베리타스 DB |
설교를 마치고 단에 내려와 문 밖에 서서 성도들과 종종 인사를 나누다보면 "목사님! 오늘 설교 참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는 송 목사는 "저는 솔직히 붙들고 ‘어느 부분이 그렇게 은혜가 되었습니까’라고 물어보고 싶다"며 "저는 그 얘기를 안 믿는다. 왜냐하면 자기 마음에 맞는 소리를 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정말로 ‘은혜’를 받았다는 말은 때로는 내 마음을 쑤시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고 괴롭게 만드는 말씀을 통해서 내 영혼이 뒤집어지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부흥이고, (성령의)임재이고, ‘은혜’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러한 ‘은혜’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잘못된 보편적 관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목사는 "한국 성도들에게 ‘은혜를 받았다’는 말의 보편적 관점은 "참 내 마음에 맞는 얘기를 했다"라는 것"이라며 "그쪽이 거의 대부분이다. 사람은 (자기가)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자기 만족’과 ‘자기 유익’에 부합하는 메시지가 터져 나올때 설교자들에게 "은혜 받았다"라는 말을 곧잘 내뱉는 습관에 따끔한 일침을 놓은 것이다.
한편, ‘은혜’라는 사회방언의 잘못된 쓰임새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자기 만족’을 구하는 신앙은 비단 한국교회 성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 본회퍼는 이를 가리켜 "자기에게 구부러진 의지"라고 일갈했으며, 불트만은 지독히도 끈질긴 "안정 추구에 대한 욕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