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반도중앙교회에서 ‘한국교회와 사회복지 과제’를 주제로 제23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열렸다. ⓒ기독학술원 제공 |
일부 대형교회 사이에서 사회복지는 교회 경쟁력의 또 다른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회의 올바른 사회복지 인식과 방향을 재고하는 포럼이 열려 목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지난 7일 서울 반도중앙교회(담임 이영엽 목사)에서 ‘한국교회와 사회복지 과제’를 주제로 제23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특히 교회가 디아코니아신학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채 단지 쇠퇴기에 접어든 교회의 성장 수단으로 활용, 사회복지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한국교회 사회복지의 문제와 갱신’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이승렬 박사(예장 총회사회부장)는 "사회봉사와 복지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면서도 그것이 사회봉사의 본질적인 정신과 방법에 의해 이뤄지지 못하고 교회성장의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본질이 흐려지고 그 결과 사회봉사나 복지의 목적을 제대로 성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봉사적 사명과 책임에 충실하면 간접적 선교의 열매가 교회의 성장과 부흥으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는 개교회 중심적인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에큐메니칼 정신에 의한 교회일치 및 교회연합정신이 부족하다"며 "몇몇 대표적인 교계 사회복지 기관들은 이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에큐메니칼 정신에 의한 운영이 원만히 이뤄지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박사는 "한국교회에 디아코니아신학과 사회선교신학에 대한 이해와 훈련이 더 확산되고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며 "교회성장 지향적인 목적에서도 벗어나야 섬김의 정신에 충실한 사회복지가 이뤄지고, 간접적 선교의 결과와 열매로서 얻어지는 교회성장과 건강성 회복을 통해 교회 발전에도 크게 유익한 결과가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사회의 사회복지 패러다임’을 제목으로 발표한 박종삼 박사는 "사회복지와 관련된 사회문제들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철저한 이해를 갖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사회복지는 하나님의 큰 계명인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의 국가적, 사회제도적 실천 의지와 방법의 공식적 선포이며 사회약속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사회민주적 복지국가의 사상적 근원은 ‘사회민주주의’이다. 따라서 사회민주주의 사상의 조직화가 요구된다. 그런데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책적 과제만으로는 역부족이다"라며 "이보다 먼저 정치적 민주주의가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모형의 궁극적 목표는 복지자본주의를 통해 계급구조를 재편성하고 복지를 탈상품화시킴으로써 자본주의의 고질병인 계급갈등을 완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신학이 한국사회 사회복지 패러다임에 대한 하나님의 원칙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학의 ‘도성인신적’ 과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