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국 장신대 교수 |
임 교수는 15일 열리는 한국교회발전연구원 창립 1주년 포럼의 첫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발제문 ‘한국교회, 하나 됨의 역사와 미래 패러다임’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지가 미리 입수한 발제문에서 그는 "아직도 한국 개신교 여러 교단이 WCC가 종종 초대형 단일교회(super church)를 지향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임 교수에 따르면, 1950년 WCC 중앙위원회는 교회가 무엇인지를 발표했는데 WCC는 "교회란 신약성경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을 뜻하며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주후 381년)가 고백하고 있는 ‘하나님의 거룩하며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것은 교회의 통일성(Unity)를 뜻하는 바,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교회들을 전제로 하고 그 다양한 교회들이 지향하는 통일성을 뜻한다"며 "여기서 말하는 교회의 통일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누는)코이노니아(교제)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1993년에도 세계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는 세계 모든 교회들이 공동으로 고백하는 ‘사도적 신앙’ 확인하며 코이노니아를 추구한다고 했다"면서 "코이노니아는 신약성경과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의 글에서 밝힌 것으로서 "성만찬, 공동체, 연합, 참여, 사귐, 나눔, 연대성"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이러한 교회론을 바탕으로, WCC 회원이 된 세계교회들은 각자의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는 가운데서 코이노니아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가시적 통일성을 추구하고 있는데 가시적이란 사도들이 선포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로 표현된 사도적 신앙을 온 세계 다양한 교회들이 함께 고백하는 가운데 하나의 협의체(Council)를 만들어 세상(오이쿠메네)를 향해 복음을 전하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장로교의 현실에 비추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임 교수는 "장로교회들의 공동 신앙유산의 원조인 칼뱅도 동일한 내용을 언급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칼뱅은 독일 레겐스부르그(Regensburg)에서 가진 신앙대화 모임 직후에 쓴 글에서 "교회란 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하나님 백성의 모임(에클레시아)인데, 그 백성은 참되고 보편적인 사도들의 신앙 가르침에 따라 다 함께 하나의 신앙을 고백하고 하나의 가르침을 받으며 하나의 성만찬에 참여하는 부르심을 입었다"고 한 바 있다.
임 교수는 이어 세계 개신교 양대 총회인 W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를 유치한 한국교회가 2013년 이후를 생각하며 미래 에큐메니칼 운동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세계교회의 현주소를 "기독교의 무게중심이 ‘북(北)에서 남(南)으로’ 옮겨졌고, 유럽/북미가 세계 선교의 중심이던 기독교 패러다임은 이제 지나갔다"고 설명한 그는 "기독교의 중앙이 없어졌고, 각 지역의 교회가 저마다 저 나름대로 중심인 시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에큐메니칼 운동이 포스트모던 시대 속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포스트 모던시대에 중심과 중앙(기독교의 중심지역, 주류 교회)이 없어지는 현상, 지역마다 그 지역의 지역성에 따른 다양성과 차이의 부각, 다양성의 인정에 따른 다원화 상황에서 상대주의(Relativism)를 승인, 다양성과 차이에서 요청되는 쌍방 소통(Inter communication)의 강조, 문자(활자)문명 시대의 퇴조와 시각(visual)적 영상문화의 부상, 그리고 디지털 문명(인터넷, 유투브, UCC 등)은 삶의 모든 방면을 다시 구성하고 새로이 조직하게 한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시대 흐름에 상응하는 교회의 자기인식이 요청되며(교회론 재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도 또한 재고(再考)를 요청받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