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성연합회(이하 한교여연)가 17일 교단 총회시 여성의 참정권 및 주체적 참여를 보장하고, 젊은 여성 및 여성 목회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한교여연에 따르면, 각 교단 총회의 여성 참여 비율이 세계교회의 기준에 비해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경우 총대 1500명 중 여성총대는 14명(목사 4명, 장로 1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0.9%에 불과했다. 총대 20명 이상 노회에서 여성총대 1명 이상을 선출하도록 한 헌의안은 규칙부에서 1년간 연구키로 하여 2013년 총회 결과를 기대하게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734명이 총대 중 여성 총대가 57명으로 7.8%였으며, 25개 노회 중 10개 노회가 지난 1년간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했다. 총회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 여성위원 1명 이상 할당 헌의는 헌법위원회에서 연구키로 하였으나, 공천위원회 여성 1명 할당과 신도회 대표 2인 총대 정회원 안은 기각됐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는 74명 중 여성 총대가 2명으로 2.7%였으며, 10월말 총회를 앞두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는 1,392명 중 여성 총대가 69명으로 4.96%에 이른다. 대한성공회는 120명 중 여성이 18명(사제 4명, 평신도 14명, 15%)으로 예년에 비해 약간 줄었다.
반면,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133명의 총대 중 여성이 21명, 15.7%로 지난 해 12%보다 증가했는데, 목사와 장로대표 외에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임원, 나아가 여성이 자체 선출하는 여성위원회 위원들이 당연직 총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교여연은 "여성 스스로 주체가 되어 여성 대표들을 선출하고 이들이 총회와 상임위원회에서 책임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평등한 교회공동체를 위한 기초가 된다고 확신하며, 다른 교단에서도 여성의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참여를 적극 법제화, 정책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같이 교단 총회시 여성의 주체적 참여를 강조한 한교여연은 이어 교회 내 지도자들이 젊은 세대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한교여연은 "젊은 세대 교회여성들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매여 여성 리더를 세우지 않은 채 여성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한국교회 상황과, 남성 중심적 · 장로 중심적 의사결정 과정을 시급히 개선하길 원했으며, 한국교회와 교단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양성평등교육을 통한 평신도와 목회자의 의식변화를 요구한다"고 했다.
한교여연은 또 출산 직후 여성 목회자의 모성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라고도 했다. 한교여연은 먼저 "출산 직후의 여성목회자들에게 한겨울 추운 시험장에서 남들과 똑같이 시험을 치르라고 요구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목회자의 건강검진 서류 제출시 방사선 사진을 다른 자료로 대체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경우가 있었으며, 수련목회자나 부목회자가 임신을 하면 사임을 종용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난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여성목회자들을 위한 배려는 ‘특혜’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임산부와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는 건강검진서류는 대체되어야 하며, 출산 직후의 여성목회자를 위해서는 대체시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한국교회가 사회 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성폭행을 근절하기 위한 법 제정과 교육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