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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칼럼] 글을 배우는 목적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 목사

교육은 글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다. 글이란 무엇인가? 글은 ‘긋다, 그리다’에서 온 말이다. 무엇이 그리워서 긋고 그린 것이 글이 되었다. 인문학(人文學)은 사람이 곧 글이라는 뜻과 글을 통해서 사람이 된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인문학(人文學)은 글(文)에서 사람이 되는 것을 배우는 학문이다.

글은 사람의 속에 있는 깊고 간절한 생각을 표현한 것이고 글에는 사람의 정신과 품격이 담겨 있다. 따라서 글은 글을 쓰는 사람의 사람 됨, 품격을 나타낸다. 글을 쓰면서 글을 다듬고 닦아내서 참된 글을 만들어내는 것은 곧 자신의 인격과 됨됨이를 만드는 것이다. 글이 사람이고 사람이 글이다.

또 사람이 글을 읽고 글을 마음에 품고 글 속에서 삶으로써 몸과 맘과 생각을 닦고 씻어서 참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글을 통해서 참 사람을 만나고 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유영모는 ‘글’에서 ‘그(그이)를’, ‘그리는’을 보고 ‘글’은 ‘그를 그리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그(그이)’는 나와 너, 우리와 너희가 함께 기리고 믿고 받드는 ‘참 사람’이다. ‘그이’는 이기심과 당파심을 벗어난 참 사람이다. 글을 읽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글에서 그이를 그리워하고 그이를 만나고 그이를 배워서 그이가 되자는 것이다.

글은 참 사람 그이를 그리워하고 그이를 만나고 그이가 되자는 것이다. 글을 읽고 가르치는 사람은 적어도 글을 가르칠 때만은 탐심과 사심을 버리고 당파심과 종파심을 넘어서 참 나로서 전체 심으로 그이가 되어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가르쳐야 배우는 이가 그이를 그리워하고 그이를 만나고 그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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