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학 한신대 교수(신약학) ⓒ베리타스 DB |
연세 신학논단 최근호에 ‘반제반전 투쟁과 평화 기원으로서의 아마겟돈 전쟁: 요한계시록의 주체 윤리’란 제목으로 연구논문을 게재한 이병학 한신대 교수(신약학)는 "아마겟돈 전쟁 환상은 모든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희망하는 요한의 반제반전 투쟁과 평화 기원을 나타내는 반제국적 담론으로 새롭게 이해되어야만 한다"고 말하며, ‘아마겟돈 전쟁’이 "전쟁 체제의 종식과 평화를 희망하는 억눌린 약자들의 반제국적 투쟁과 평화 기원의 메타포로 통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특히 기존 ‘아마겟돈 전쟁’ 이해에서는 수동화되어 주체성을 상실한 그리스도인들에 "주체 윤리의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제국의 영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고, 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소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윤리적 책무는 폭력의 역사의 견고한 흐름을 단절시키기 위해서 지금 현재의 시간에 오고 있는 부활한 예수를 적극적으로 기다리는 것이며, 그와의 연대를 통해 로마의 제국주의 체제와 전쟁 체체를 와해시키기 위해서 비폭력적으로 저항하는 반제반전 투쟁의 주체가 되는 것이고, 평화와 생명이 지배하는 반제국적 공동체 건설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의 시대 로마제국처럼 억울한 희생자를 양산하는 제국으로 미국을 지목한 이 교수는 "오늘의 제국은 고대의 로마제국 보다 더 폭력적이다"라며 "오늘의 제국은 절대적인 시장의 제국이다. 시장의 제국에서 전쟁은 중요한 산업이 되고 있다. 거대한 자본주의 기업들과 군사 체제가 결합된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가 적대국들을 악마화하는 것은 전쟁과 군사기지 확보와 군수산업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를 둘러싼 각종 군사 연습 등으로 각국의 군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 교수는 "전쟁과 전쟁 위협은 더 위력적인 신무기의 힘으로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비폭력적인 반제반전 투쟁의 힘과 용서와 화해의 힘을 통해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미국과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조속히 성사시켜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회는 "전쟁 체제와 억압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빈곤화와 생태계의 파괴를 촉진시키는 시장의 제국에 저항하는 전위가 되어야하며, 전쟁과 전쟁 위협과 빈곤과 여러 형태의 폭력에 짓눌려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자유와 품위를 누리면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후원하는 평화와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 구성원에 대해서는 "국가와 국적을 초월해 모든 약자들을 대신해 말하고 행동하고 연대하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용서와 화해의 공동체 건설에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전쟁 연습이 아닌 통일 연습을 펼 것을 주문했다.
통일 연습의 구체적인 실례로는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금강산 관광의 재개 △조건 없는 식량 지원 △각계 계층의 민간인 교류와 경제적 협력 사업의 활성화 △비무장지대의 평화생태공원화 △평화협정 체결 등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 교수는 "일곱 대접들과 아마겟돈 전쟁 환상에 나타나는 진정한 평화는 전쟁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가 아니라, 전쟁이 더 이상 발생할 수 없도록 제국주의 체제와 전쟁 체제가 완전히 소멸되고, 폭력에 의해서 희생된 죽은 자들이 신원되고, 약자들의 빼앗긴 인권과 권리와 주체성이 회복되고 그리고 형제자매적인 사랑과 연대의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병학 교수는
한신대학교 신학과(신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신학석사), 미국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Th.M), 독일 Georg-August-Universitaet Goettingen(Doktorand), 독일 Ruhr-Universitaet Bochum(Dr. theol.). 현재 한신대학교 신학대학 신약학 교수이며, 한국신약학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