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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의 성서학당] 17세기 경건주의에 관하여

김경재·한신대 명예교수

주제: 경건주의 운동에 대하여
성경: 요한 3:3, 눅11:35, 딤전4:6-7, 딤후3:12, 야고보1:27

[1] 경건에 관련된 중요한 성경구절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베리타스 DB

*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3:3)
* “그러므로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누가11:35)
*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일꾼이 되어 믿음의 말씀과 네가 따르는 좋은 교훈으로 양육을 받으라.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딤정4:6-7)
*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딤후 3:12)
* “ 하나님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야고보서 1:27)

[2] 교회사 속에서 경건주의 운동

1. 경건주의(Pietism)은 16세기에 일어난 마틴 루터와 죤 칼빈이 이끌던  영적개혁운동의 참신성과 복음적 역동성이 약해질때 그 반동으로 발생하였다.  17세기에 들어가면서 정통주의 신학과 교리체계로 굳어져가는 것에 대한 반동으로 발생한 영적 신앙운동이다. 첨엔 독일 루터교안에서 시작되었으나, 영국장로교의 청교도 운동으로 확산되고, 감리교 요한 웨슬레(J. Wesley)의 감리교 경건부흥운동으로 이어졌고, 미국 신대륙에서 ‘19세기 영적 대부흥운동’으로 이어져 나갔던 영적 불꽃의 신앙운동이다.  한국에 복음을 전파한 제1세대 선교사들은 청교도 정신으로 무장한 복음주의자자들 이었는데, 그들의 신학은 보수적이었지만  그들의 내면적 영성은 경건주의적 청교도 후예들 이었다.

2. 루터의 영향을 받은 요한 아른트(1555-1621)는 ‘가슴과 심장의 신학’을 주장하였고, 야곱 슈페너(J.Spener,1635-1705)는 기독교의 중요한 신앙고백 내용은 입으로나 머리로서가 아니라 ‘삶과 생활속의 실천’으로 고백되어야 할것과 성경에 대한 깊은 공부를 강조했다. ‘경건자들의 모임’을 조직하여 평신도들의 소박하고도 진실한 내면적 신앙과 제사장적 책임을 강조했다. 영국에서 일어난 죠지 폭스(G.Fox,1624-1691)의 퀘이커운동도 그리스도교회사의 큰 맥락에서 보면 17세기의 위대한 경건운동의 한 샘이요 물줄기라고 볼 수 있다.

3.  독일 경건주의 운동은 17세기 할레(Halle)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었는데 대표적 지도자는 헤르만 프랑케(H. Francke, 1663-1727)와 진젠도르프(N. von Zinzendorf, 1700-1760)백작이었다. 특히 독일 모라비아 지방에서 일어난 경건주의 신앙운동은 진젠도르프 백작의 후원과 지도로 독특한 경건주의적 모라비안 경건운동으로서 발전했고, 성서적 경건 신앙과 가난한자에 대한 구제활동과 미개지역의 선교에 공헌하였다.

4.  모라비안 지역이란 현재 책코슬로바키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중부 지역을 말하며, 중세기와 신성로마제국 시대엔 보헤미아 지방국가과  모라비아 지방국가로서 존재했던 때도 있었다. 16세기 이후, 두 지역은 정치사회적으로 독일의 북동부 지역과 폴란드 남서부와 오스트리아 북서부와 지역적으로 연결되면서 기독교 경건주의 운동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현재지도상으로 말한다면 책코슬로바키아가 과거 모라비아 지방 대부분 중심부 지역이 겹치는 셈이다. 종교개혁이후 보헤미아 형제단과 모라비안 형제단 이름으로서 경건운동사에서 큰 공헌을 남겼다.

[3] 경건주의 운동이 강조하는 점과 그 특징의 핵심내용

첫째, 경건주의 운동은 종교개혁 운동이 ‘정통교리 확정과 수용’이라는 <객관적 구원진리>를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과의 심령적 교통과 내면의 평화가 약화된 신앙생활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주관적 구원진리>선양 노력이었다. 경건주의 신앙운동의 핵심은 “신앙이란 외면적인(표층적인) 것이 아니고 내면적(심층적)인 것이며, 지식적인 것이 아니고 영적 체험인 것이며, ‘신앙생활’은 곧바로 ‘생활신앙’이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경건주의 운동은 구원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과의 신비적 연합’(unio mystica)임을 강조하고 ‘내 속에 있는 빛’(the inner Lighr)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마음 지성소에 임재하여, 인간을 거룩하게 성화시키고 마침네 영화시키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하신다고 믿는다.  하나님은 성경말씀을 통하여 인간에게 말씀하시지만, 그보다 앞서 ‘진리와 은혜의 빛’(요1:14) 으로서 사람의 심령에 내주하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임을 강조한다.

셋째,  경건주의 운동은 그리스도인들의 ‘거듭난 체험’(重生體驗)을 강조하며 ‘聖化되어가는 삶’을 요청한다.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수 없다”. 거듭남이란 혈육적 인간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영적으로 180도 바꿔지고 성령의 감화를 받아 ‘그리스도의 품성’을 닮게되는 것이다. 혈육적 인간상태에서의  세상적인 자랑, 명예, 권력, 지식등이 별것 아닌 것으로 하찮게되며, 그 대신 성령의 열매(갈5:22-23)를 자연스럽게  맺는 삶으로 변화된다. 

넷째,  경건주의 운동은 경건훈련에 있어서 깊이 서서를 읽고 묵상하는 일, 세례와 성만찬의 영적 의미를 음미하는 일, 찬송가를 함께 많이 부르며 성도간의 일치를 도모하는 일,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자선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일, 일상생활에서 절제와 금욕적 자세, 폭력에 반대하는 평화운동,  외딴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열심을 갖는다.

[4] 17세기 경건주의 운동에서 본 오늘의 한국교회

① 신앙이 ‘내면적인 면’보다는 ‘외면적인 면’을 강조하는 신앙타락현상이다: 양적 교회성장강조, 큰 교회당 선호,  정통교리강조, 교회안에서 교회직분의 계급화및 서열화추세, 금식기도 집회 대외선전등은 진정한 경건신앙의 타락현상이다.

② ‘내면의 빛’이나 ‘중생체험’이 약화되고 공격적 기독교와 승리주의 기독교로 변질해 가고있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경향”(딤후3:5)을 보인다. ‘십지가의 영성’(자기부정을 통한 전체생명 살기)은 살아지고 ‘십자군의 영성’(정복을 통한 승리주의)이 강조되고 있다.

③ 참으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이 세상에서 손해보고, 고난받고, 핍박까지 받는다고 성경은 말하는데, 경건을 빙자하여 출세하고 이익을 도모하려 하는 경건의 물신화 현상마져보인다. 각종 능력집회 신유 은사집회 광고가 이를 증명한다.

④ 야고보서가 말하는 ‘참다운 경건’의 실천 곧 고난에 처한 이웃을 돕고자 하는 자기헌신적인 아가페운동이 거의 없다. 초기 한국 기독교 신앙인들의 경건한 삶의 봉사(이승훈․ 김약연의의 교육사업, 서서평․ 장기려의 의료사업, 김용기․최태섭의 산업개척 등등)가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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