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을 포함한 이단 정죄 활동은 지난한 세월 같지 않으면 ‘틀리다’라는 동일성 신화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제로 군림해 왔다. 때문에 진리 혹은 보편이란 이름으로 신앙의 다양성은 짓밟혔고, 마구 난도질 당해왔다.
타자에 대한 열린 가능성을 모토로 하는 시대사적 대(大)전환기 속에서도 여전히 한국교회 내 시대착오적인 이단 정죄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 잘못된 이단 정죄에 의해 피해를 본 어느 목회자의 성토가 있었다.
일부 이단감별사들이 개입, 운영해 온 ‘교회와신앙’의 남광현 전 편집국장이 이 목회자에게 예장통합측 내에서 이단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억대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단 정죄 활동에 있어서 진리 혹은 보편은 허울이고, 돈이야말로 그 실체였음을 까발리는 발언이었다.
▲이인강 목사 ⓒ교회 홈페이지 |
피해자 이인강 목사(아멘충성교회)는 지난 29일 서울 장충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회와신앙’이 본인에게 이단성이 있다는 보도를 한 뒤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교회의신앙은)앞에서는 이단시비를 하고는 뒤에서는 금품을 달라는 식으로 이 목사를 압박해 왔던 것이다.
이 목사는 문제의 발단으로 "우리 교회에 대해 사실이 아닌 왜곡된 기사가 보도된 것"을 짚었다. 그는 "그 내용은 우리 교회를 아예 사교집단으로 폄훼하는 수준의 글이었다"면서 "(기사를 쓴 교회와신앙의)J기자는 당사자인 저나 교회 어느 누구에게도 묻거나 확인하지 않고, 익명의 거짓 증인들을 내세워 교회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입은 이인강 목사는 해결책을 찾던 중 모 기독교 신문사 국장이 기사를 내리도록 도와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해 응했다고 한다. 이후 ‘교회와신앙’의 해당 기사가 내려졌으나 다시금 J기자 개인 블로그 등 인터넷에 동일한 기사 내용이 확산됐고, 또 통합측 서울서북노회는 앞서 내려졌던 '교회와신앙'의 기사를 근거로 이 목사에 대한 이단성 질의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하소연하고자 이인강 목사는 남광현 전 국장을 찾아갔으나, 남 전 국장은 통합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으로 5천만원을 요구했고, 또 J기자를 설득하려면 승진이 가장 효과적인데 그러자면 향후 10년치의 급여 인상 비용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에 이 목사는 "(서울서북노회에서) 질의한 목사님을 직접 만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 "터무니 없는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이 목사는 통합측으로부터 ‘극단적 사이비- 교류 및 집회 참여 금지 대상자’로 규정(2012년 9월 정기총회)되고 말았다.
"억울한 마음에" 다시 교회와신앙측 인사를 찾아가니 "해결 비용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그러면서 "통합측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당시 위원장 최삼경 목사)는 조사 연구 과정에서 자신에게 단 한 번도 연락하거나 소명 기회를 준 바 없으며, 교회와신앙 보도 내용만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이날 오전 통합측에 재심청원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객관적 증거(녹취)를 가지고 있음을 밝힌다"면서 통합측에서 연구 조사에 필요하단 요청이 있을 경우 "사실 확인하는데 필요하다면 면담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이단감별사들이 이단 정죄 활동에 집요하리만치 집착하는 결정적 이유가 다름아닌 ‘금품’에 얽혀 있는 것임을 방증해 주는 사건이었다.
한편, 남 전 국장은 이단감별사로 잘 알려진 최삼경 목사가 시무하는 빛과소금교회(예장 통합) 장로로, 약 20년 동안 교회와신앙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고 최근까지도 이사로서 활동해 온 바 있다. 최삼경 목사는 현재 삼신론, 월경잉태론 주장으로 한기총 및 예장합동측으로부터 이단 정죄를 받은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