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해석』 겉표지. |
이 같이 공관복음서나 바울 서신 등과는 확연히 다른 요한복음의 내용을 중심으로 요한 기자의 남다른 해석의 배경을 캐묻고, 그 의미를 재발견하려는 책 『요한복음해석』(대한기독교서회)이 나왔다.
저자 서중석 교수는 "‘로고스가 육으로 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요한 저자의 해석"이라고 전제한 뒤 "사건 없는 해석은 허구이고, 해석 없는 사건은 죽은 사건이다. 선택되지 않은 사건은 사건이 아니다"라며 해석의 필연성을 주장했다.
서 교수는 무엇보다 요한의 독특한 기독론에 대해 "하나님이 인간의 육으로, 살과 피를 지닌 육으로 왔다는 것이다"라며 "요한의 독특성은 여기에 드러난다. 요한은 그 제한된 인간 속에서 신성을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요한이)피곤해 하고 목말라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한계를 지닌 한 인간에게서 세상을 향해 돌린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며 "그 제한성 속에서 ‘영광’을 보았다. 말을 바꾸면 로고스가 육으로 왔다는 것은 인간을 하나님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요한이 본 것은 하나님이 그의 특별한 아들을 세상에 ‘보냈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나님의 ‘보내는 동작’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보낸 것으로 판정하는 요한의 해석이다. 요한이 본 것은 역사적으로 활동했던 제한성을 지닌 인간 예수다"라고 서 교수는 주장했다. 또 "인간 속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속성을 감지한 것이 요한이 제시한 해석의 위대함"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요한의 기독론의 연장선에서 ‘예수의 고별기도’란 주제로 서 교수는 요한 기자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일 뿐 아니라 하나님이라고 설명하는 이유에 대해 논증해 나갔다.
서 교수는 "요한은 고별기도에서 예수와 하나님의 하나됨을 강조한다"며 "이토록 하나됨이 주요한 현안으로 부각되는 것은 하나됨을 부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요한공동체는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일 뿐 하나님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그룹과 예수는 하나님에 의해 지상으로 보내진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근원적으로는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다. 요한은 후자 그룹에 속에 있으면서 전자 그룹의 생각을 교정하려 했던 것이다.
서 교수는 "요한은 경쟁 그룹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인정한다. 지상의 예수만을 말할 때는 경쟁 그룹의 주장도 일면 옳다는 것이다"라며 그러나 "요한은 거기서 더 나아간다. 예수는 천상에서는 물론 하나님이고, 지상에서 조차도 지상과 천상을 넘나든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밖에 『요한복음해석』에는 표적, 성령. 영생. 심판, 하나님의 자녀, 부활 등에 대한 요한의 독특한 해석도 맞갖게 풀이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