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상 NCCK 회장 ⓒ베리타스 DB |
NCCK는 이어 관계적 차원에서 놓고 볼 때 노동자들의 죽음이 곧 우리의 죽음이라고 했다. "그들은 이 나라 대한민국을 이만큼 잘살게 만든 산업역군이며, 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국민들"이라며 "그들은 이 대한민국 어느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신앙을 가진 누군가의 가족이다. 줄 이은 그들의 죽음은 그래서 이웃의 죽음이며, 우리 교인들의 죽음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의 죽음, 곧 우리 자신들의 죽음"이라고 했다.
노동자들이 절망의 끝자락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사회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NCCK는 "이 나라가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해도 더는 계층 상승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거나, 그래서 ‘개천에 용 나는 일’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자조 섞인 한탄이 회자된 것이 몇 년이 되었다"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었을 뿐 아니라, 고착되었다는 반증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리해고 등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에 무자비하게 철퇴를 휘두르는 기업의 행태들도 고발했다. NCCK는 "(정리해고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은)현행법으로는 불법이니, 노사 간에 타협이 이루어져 파업이 끝난다 하더라도, 회사는 노조나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벌이고, 월급과 조합비에 가압류를 거는 것"이라며 "오랜 싸움 끝에 어렵사리 복직을 해도 손해배상 소송으로 월급을 가압류당한 사람들은 손에 월 삼사십만 원을 쥐게 되고, 게다가 파업기간에 늘어난 빚과 이자에 시달린다니, 그 지경에 이르러도 절망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했다.
노동자들에게는 목숨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NCCK는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께서 베푸신 복이라고 믿는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간절히 부탁한다"며 "이 죽음의 행렬을 멈추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라도 목숨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목숨이 희망입니다. 여러분의 가족들이 희망입니다. 여러분을 지켜보는 동료들이 희망입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NCCK는 △기업주들은 정리해고를 자제하고, 함께 살 길을 모색하며 보복적인 거액의 손해배상소송 등으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 것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노동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국회는 노동 유연성을 추구하는 현행 법체계를 수정, 노동자들이 절망으로 내몰리는 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하루 속히 입법화할 것 △법원은 법률을 엄정히 적용, 법전의 문자 너머에서 벌어지는 이 절망의 현실을 직시하고 관련 사건 재판에서 사려 깊은 판결을 내려 줄 것 △한국 기독교인들은 (노동자들의)죽음을 남의 일처럼 여긴 잘못을 회개할 것 등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