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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2013년 새해를 맞이하여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너희는 공평을 지키며, 의를 행하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가 쉬 나타날 것이다.”(이사야 56:1)

인류의 역사는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의 계시의 창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자 박근혜 여사가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해방 후 반세기 이상의 국민 분열의 역사를 종식시키고 대통합과 화해와 공생과 민생의 행복을 공약으로 하고 그것을 반드시 실현시킬 것을 약속하고 다짐했다.

이조 조선과 일본 식민통치를 거쳐서 오늘날까지 가부장적이고 남성 우위의 또는 독점적인 정치를 해오면서 신뢰와 온유대신 힘 겨루기와 온갖 술수와 거짓을 통하여 정권 쟁탈전을 해왔었다가 이번에 한국에서는 물론 같은 유교 전통의 동북아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한국인의 의식의 수준이 높아지고 민주주의식의 큰 발전을 입증하는 것이 되었다.

야훼 하나님이 옛날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하신대로 이제는 "너희가 공평을 지키며 의를 행하라 나의 구원이 가까웠다(이사야 56:1). 그리하여 모든 골짜기가 매워지고 산과 언덕을 깎아 내리고 거친 길을 평탄하게 하고 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 것이다(이사야 40:4). 그는 목자와 같이 그의 양떼를 먹이시며 어린 양을 팔로 품에 안으시며 젖을 먹이는 어미양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이사야 41:11).”

하나님이 옛 이스라엘과 백성에게 요구하신 것은 첫째 공평이었다. 자그마한 이스라엘 나라와 백성에게도 사회적 공평이 없어서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이 과부와 고아와 병든자들을 누르고 업신여겼다. 제사장들도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않고 마음에 두지 않아 그의 이름을 더럽히고 영화롭게도 하지 아니했다.(말2:2)

이번 제18대 대통령 선거 시절에 한국의 기독교를 비롯해 모든 종교의 종단이나 교파나 연합체도 어느 정당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공적 성명이나 지지 운동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헌법에 일치되게 정교분리의 원칙을 잘 지킨 것이다. 그런데 모 장로교 목사와 성공회 신부 두 사람이 한 정당의 선거참모단에 가담하여 신문지 상에 얼굴을 나타내고 있었던 것은 유감스러운 것이며 그들의 이름에 목사니 신부니 하는 직함까지 붙여서 소개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번 선거가 혼탁선거였고 각종 거짓말과 술수가 있었던 만큼 기독교 지도자들이나 정당원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낸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였고 그를 영화롭게도 못했다. 또 발달된 온갖 미디어 기계의 기술을 통해 저희들이 손가락이 죄악으로 더러워졌고 저희의 입술이 거짓말을 하며, 저희의 혀가 악독한 말을 하였다.(이사야 59:3) 이러한 혼탁한 선거 풍토는 이제 근절되어야 하겠다.

앞으로 한국의 종교들은 국가 정치 때문에 내부적으로 신도들의 분열을 가져오는 일이 없게 해서 한국 기독교는 특히 교계 분열을 가중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느 정당이 집권해도 그 정권이 선정을 베풀어서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모든 위기를 극복하도록 기도하고 협력해야 한다. 어느 특정 정당에 예속되는 교단이나 종단은 없어야 할 것이다.

다만 국가의 정치가 불의를 일삼거나 악정을 베풀 때는 종교계의 엄중한 경계를 필요로 하지만 종교단체니 교파가 한갖 시민운동에 불과한 운동으로 반정부운동을 펴는 것은 교회의 위신을 해친다. 특히 지난번에 있었던 미국 소고기 광우병 헛 소문에 속은 대중 촛불 시위 같은 것에 국민들이 빠지지 않도록 선도해야 한다.

신앙인이 세부적인 소요에 휘말려 동요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며 그를 영화롭게 해드리지 못하는 일이다. 기독교인은 하늘나라 시민권의 권위와 위신을 지켜서 그 시민권을 박탈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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