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재순 칼럼] 1대 99의 문제를 푸는 마음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 목사

세계적으로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어 1대 99의 사회가 되었다. 돈과 권력, 지식과 정보를 독점한 1이 사회의 중심에서 사회를 이끌어가고 99는 생활터전을 잃고 변두리로 밀려났다. 1대 99의 문제는 오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크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크고 넓은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1대 99로 쪼개진 사회는 특권적인 1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99를 소외시킨다. 그러므로 1대 99로 쪼개진 사회를 전체 하나로 통합하려면 먼저 소외된 99를 헤아리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특권적인 1의 마음만을 헤아려서는 결코 통합적인 사회를 만들 수 없다. 50이나 70의 마음만을 헤아려서도 안 된다. 소외된 모든 사람 99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을 때 전체 사회가 통합하는 길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소외된 99의 마음만을 헤아리는 마음으로는 진정한 전체 통합의 길로 갈 수 없다. 99를 소외시키고 배제하는 1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고 끌어안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전체 통합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 특권적인 1을 미워하고 타도하고 제거하는 마음으로는 전체 하나 됨의 길로 갈 수 없다.

1을 버리는 마음이 있는 한, 1을 버리고 나서 또 다른 1을 버리게 될 것이다. 미워하고 버리는 마음이 있는 한 미운 1은 언제나 있을 것이고 미운 1을 버리고 나면 언제나 다시 미운 1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미운 1을 버리다 보면 ‘나’ 하나만 남고 99를 모두 버리게 될 것이다. 또 99를 다 버리고 ‘나’ 하나만 남게 되면 ‘나’ 하나를 미워해서 ‘나’ 하나마저 버리게 될 것이다.

예수가 잃은 양의 비유에서 가르친 것은 전체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우리에 남겨진 99마리 양을 버려두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헤매는 목자의 심정은 잃은 양 한 마리에게서 양 100마리 전체를 보는 마음이다. 하나에서 ‘전체 하나’를 보는 마음은 전체의 님이신 하나님의 마음이고 자신보다 자녀를 더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민주화, 산업화,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오늘의 세계는 한 사람이 인류 전체와 연결되어 있고 인류 전체가 한 사람에게 닿아 있다. 한 사람을 버리는 마음으로는 민주화 산업화 세계화를 이해할 수도 없고 실현하고 완성할 수도 없다. 한 사람에게서 전체를 보는 어머니의 마음을 갖지 않으면 1대 99의 문제를 풀 수 없고 민주화 산업화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