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1월 13일 제 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문으로 인해 그 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에큐메니칼 신학과 전통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 사태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장벽을 허물고 불의와 차별을 용납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를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이 넘치는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참 진리임을 믿는다.
2. 우리는 W.C.C. 및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를 비롯한 국내외 에큐메니칼 단체들은 위에서 밝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따라 이 땅 위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그 동안 정직하고 충실히 활동해왔다고 믿는다.
3. 우리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추구해온 정의와 평화, 생명이 넘치는 세상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숭고한 노력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만연한 독선적이고 편협한 기독교 근본주의와 물신숭배주의, 그리고 기복적인 신앙에 편승한 교회 성장주의에 의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4. 우리는 이 선언문이 이웃 종교 및 다른 이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와 공존을 거부하며 현대사회의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부정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정의와 평화, 생명의 길을 본질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5. 우리는 현재 구성된 한국준비위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신을 본질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므로 하나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다양한 전 세계의 교회 구성원들의 믿음을 세상에 증거하는 제 10차 W.C.C. 총회를 준비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천명한다.
하나. NCCK는 에큐메니칼 신학과 전통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1.13 공동선언문을 즉시 폐기시켜야 한다.
둘. 선언문의 서명에 참여한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와 WCC 총회 준비위원회 진행위원장 김영주 NCCK 총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
셋. NCCK는 에큐메니칼 정신에 입각하여 제 10차 WCC 총회 준비위원회를 전면 재조직해야 한다.
2013년 1월 25일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교수 일동
최영실 권진관 이정구 양권석 김은규 김기석
이재정(석좌교수) 손규태(명예교수) 서광선(초빙교수) 김경재(초빙교수)